창세기의 기록에 따르면 에녹의 아들 므두셀라는 969세까지 살았으며 그의 아들의 이름은 라멕이고 손자의 이름은 노아이다. 러셀 크로우가 주연인 영화 '노아'에도 므두셀라가 등장한다.
므두셀라의 이름은 '칼을 차고 민족을 지키는 사람' 이라는 뜻을 갖고 있고 일부 사람들은 그 뜻을 '이 사람이 죽으면 재앙이 온다' 라고 해석했다. 성경에 의하면, 므두셀라가 사망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대홍수가 일어났고 당시 세상에서 8명의 인간들과 한쌍씩의 육상 생물들을 제외한 모든 생명체가 멸망을 당했다. 므두셀라는 자신의 이름의 뜻을 잘 알고 있었을 것이다. 손자인 노아가 오랜 기간에 걸쳐 산 위에 방주를 짓고 있는 것을 보면서 그는 세상의 끝을 짐작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그에게 장수하는 것이 과연 축복이었을지 생각하면 의문이 남는다. 그는 자기 아들의 죽음을 지켜봐야했고(라멕은 므두셀라보다 먼저 죽었다) 하나님께서 자신의 생명을 길게 하실수록 심판의 시기를 계속 늦추고 계심을 느꼈을지 모른다. 그는 아마도 민족의 최후를 직감하며 눈을 감았을 것 같다.
나는 지금 내가 속한 조직에서 가장 오래 버틴 사람이 되었다. 현재 우리 팀은 올해를 끝으로 내년에 없어지게 된다. 처음 팀에 들어왔을 때는 사람들이 제법 많았는데 새로운 팀이 독립해서 나가고 점점 인원이 줄더니 내가 마지막이 되었다. 조직에 남아 끝을 기다리는 마음은 어딘가 아리송하다. 므두셀라처럼 비장한 마음은 아니겠지만 오랜 시간 함께했던 추억들이 떠오르고 그 이후의 예측 불가능한 미래에 대한 기대감도 갖게 된다.
생각해보면 많은 경우에 나는 버티기를 잘해왔던 것 같다. 때로는 결단력이 부족한 건가 의심이 될때도 있지만 한번 마음을 정한 일은 꽤 오랜 시간 지속한다. 어떤 일이든 끝을 보는 사람은 그 일을 오래 한 사람일 것이다. 나는 뛰어난 사람은 아닐지 몰라도 끈기는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그것이 나 스스로 가진 자부심이기도 하다.나는 어떤 유형의 사람인가 생각해보니 므두셀라형 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