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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규원 Nov 21. 2019

신이 되고자 하는 미래의 인류

불멸의 존재가 된다면

  미래의 역사라는 부제를 가진 책 [호모데우스]를 읽었다. 현 인류의 학명 호모 사피엔스로 '지혜로운 사람'이라는 의미를 갖는다. 지구를 지배해왔던 사피엔스들은 이제 새로운 종으로 진화하려는 기로에 서있다고 한다. 그동안 인류는 기아와 역병과 전쟁의 위협으로부터 생존해왔고 현재는 이 세가지 위협을 어느정도는 극복을한 것처럼 보인다. 여전히 이 행성에는 많은 사람들이 이 세가지 위협에 의해 죽어나가고 있지만 그것을 바라보고 인식하는 사람들의 마음은 과거와는 달라졌다. 지금의 사람들은 굶주림을 면하기 위해 국제 구호단체나 국가의 복지제도의 도움을 받는다. 역병의 발생에도 그 원인을 찾아내면 올바른 처방이 가능하다고 기대를 한다. 또한 지구상의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평화를 누리고 있으며 사람들은 오늘의 평화가 내일도 지속될 거라고 믿으며 산다. 확실히 과거에 비해 위험하고 불확실한 현실에 대해 절대자에게 의존하는 모습은 사라진 것 같다. 모든 위험은 기술적인 문제일 뿐 언젠가는 인간들이 극복할 수 있는 것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이제 인류는 죽을 수밖에 없는 육체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길을 찾고 있다. 인류가 노화와 질병으로 죽는 것은 필연적인 것이 아니라 우리 몸의 기계적인 수명이 다한 것이기 때문에 생명공학 기술을 비롯한 과학의 힘으로 죽음을 극복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지혜로운 사피엔스가 신과 같은 존재가 되는 것이다. 죽지 않는 불멸의 몸을 갖는다면 자연사하는 가능성이 사라지게 될 거라고 기대할 수 있는데 그렇게 죽음의 시기를 뒤로 늦춘다고 해서 인간이 신이 되는 것은 아니다. 죽음을 피할 수 있을 뿐 극복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나는 정말 신이 된다는 것은 죽더라도 다시 살아남으로써 죽음을 이겨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호모 데우스는 불완전하다.



  호모데우스 책에서 이야기하는 주요 내용과는 좀 다른 맥락이지만 인간을 신이라고 부를 수 있으려면 어떤 조건을 만족해야 하는지, 어쩌면 쓸데없는 생각을 해봤다. 나는 신의 속성 중 하나인 창조하는 능력을 생각해봤는데 창조에는 몇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과학자들이 가장 유력하게 보고있는 우주의 창조는 빅뱅에서 부터 시작된다. 빅뱅이론에도 창조의 속성이 담겨있다. 내가 생각하는 창조의 조건 중 하나는 어떤 재료도 없는 완전한 무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대폭발이 과연 완전한 무에서부터 시작인지는 모르지만 과학자들이 주장하는 이론 중 가장 믿기 힘든 이론인 것 같다. 그리고 창조에는 목적이 있어야한다. 기독교 세계관에서는 우주만물의 창조된 목적이 하나님의 영광을 찬양하기 위함이라고 한다. 과학은 우주가 생긴 목적도 이유도 설명하지 않는다. 모든 것이 우연의 산물이라고 한다. 마지막으로 창조에는 창조의 주체가 있어야 한다. 이 세상이 창조되었다면 누군가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라고 생각한다. 모든 것에 시작과 끝이 있듯이 창조된 세상도 끝이 있다고 여겨져 왔고 그래서  세상의 끝도 창조한 주체인 신에 의해 이루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책에서 예측하는 미래처럼 실제로 인간이 불멸의 존재가 된다면 인간은 신과 다투게 되는 존재가 되지 않을까? 세상을 창조한 신은 언젠가 세상을 끝내려 할테고 인간은 끝내지 않으려 할 것이다. 나는 호모 데우스가 신과 같은 존재라기 보다는 신과 다투는 존재라는 느낌이 더 드는 것 같다.




Photo by Andy Holmes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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