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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규원 Nov 13. 2021

아이들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

모국어는 단순히 한국말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한번 적응하면 쉽게 바뀌지 않는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말투와 언어 사용방식이다. 우리의 언어 사용 습관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것은 부모님이고, 그 중에서도 엄마의 영향을 더 크게 받는다. 아이가 태어나 자라면서 말을 배우기 시작할 때 주변에서 들려오는 말소리를 통해 배우고 익히게 되는데, 유년시절 가장 많이 듣는 말소리가 부모님의 말소리이며, 그 중에서도 엄마와 더 많은 시간을 보내기 때문에 엄마의 영향을 더 크게 받는 것이다. ‘모국어’라고 하면 일반적으로 태어나 자란 나라에서 공식적으로 사용하는 국가 언어를 의미하지만 좀 더 세밀하게 생각하면, 바로 실제 자신을 길러주신 엄마의 언어가 곧 모국어가 되는 것이다. 우리는 말을 배울 때, 말소리가 갖는 의미뿐만 아니라 말하는 사람에게서 읽을 수 있는 다양한 의미들도 함께 배우게 된다. 음성으로 대표되는 청각적 메시지뿐만 아니라 말하는 사람의 표정과 손짓, 몸짓 등의 시각적 메시지, 그리고 다양한 터치를 통한 촉각적 메시지도 함께 익히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통합적인 언어감각의 대부분을 부모에게서 배우게 된다. 

    

  어린 시절 가정에서 배우고 익힌 통합적인 언어감각은 그 사람의 일생에 큰 영향을 준다. 웬만해서는 바뀌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한 특성 때문에 사람들은 그런 통합적인 언어감각이 타고난 본성인 것처럼 여긴다. 마치 자기는 원래 그런 사람으로 태어났다고 믿으며 실제로도 언어습관을 바꿀 수도 없고, 바꿀 필요도 없다고 생각한다. 그냥 자기랑 맞는 사람들과 잘 지내면 된다고 생각하면서 자신을 둘러싼 인간관계를 개선해야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는 것이다. 사실 그렇게 믿으며 살면 마음도 편하고 스트레스도 없는 삶을 살 수 있겠지만 주변에는 남는 사람이 없어질 것이고, 그 남아있는 사람도 계속 상처를 받다가 결국에는 떠날 수도 있을 것이다. 어렸을 때 가정에서 어떤 말을 들으며 성장했는지가 정말 중요하며, 쉽게 바뀌지 않는 특성 때문에 우리는 평생을 함께 하고 싶은 인간관계를 맺을 때 상대의 언어사용 습관을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한다. 처음부터 모국어가 좋은(?) 사람을 만나는 것이 가장 현명한 전략이라고 할 수 있으며, 상대의 모국어를 알기 위해서는 꽤 오랜 시간 함께 생활하면서 겪어보고 관찰해야 한다.     


  내 주변에 중요한 인간관계에 있는 사람들 중에서 모국어가 좋지 않은 사람이 있다면 어떨까? 혹은 내가 바로 좋은 모국어를 갖고 있지 못하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인간관계를 정리하거나 앞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어쩔 수 없는 것이니 인내해야 하는 것일까? 우리의 모국어를 바꾸기는 쉽지 않지만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시간은 오래 걸리겠지만 문제를 인식하고 올바른 모델을 가까이 두면 바뀔 수 있다. 최초에 굳어져 버린 나쁜 모국어를 좋은 모국어를 가진 사람들을 가까이 함으로써 그들을 통해 배우며 새로 익히는 것이다. 그리고 그 시간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새로운 모국어를 갖게 되는 것이다. 좋은 모국어를 가진 배우자와 친구들을 가까이 두면 서서히 변화되어 새로워진 자신의 언어습관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자녀가 있는 사람들은 한번 생각해봤으면 좋겠다. 우리 가정은 과연 사랑하는 우리 아이들에게 좋은 모국어를 전해주고 있는지 말이다. 배움의 속도가 가장 빠른 시기에 있는 어린 자녀들은 부모를 중심으로 한 가정이 자신들의 세계의 전부라고 할 수 있다. 그들이 학교와 같은 다른 사회적 관계를 맺을 수 있는 나이가 되기 전에 이미 모국어를 익히게 된다. 나는 사랑하는 우리 아이들에게 정말 좋은 모국어를 물려주고 싶다. 





Photo by Christin Hume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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