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사람에게 휘둘리지 않기
지속적으로 자신에 대한 부정적 평가를 듣는다면 평소에 자신에 대한 자존감이 높은 사람이라도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게다가 그 평가를 내가 사랑하고 신뢰하는 사람에게 받고 있다면, 그 영향은 더욱 클 것이다. 아마도(매우 확실하게) 우리는 메시지의 내용보다는 그 메시지를 전하는 사람이 누구인지에 더 큰 영향을 받는 것 같다. 따라서 다른 사람의 평가에 영향을 덜 받으면서 자신의 중심을 지키는 방법은 반대로 ‘메신저’보다 ‘메시지’에 더 집중을 하는 것이다.
아무리 훌륭한 사람이라도 실수를 할 수 있으며, 모든 면에서 완벽할 수는 없다. 내가 신뢰하는 사람 역시 실수할 수 있으며 잘못된 판단을 할 수도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어떤 사람의 말을 듣고 아주 중요한 결정을 했다면, 그 결정으로 인한 결과의 책임은 나 자신이 져야 함은 매우 당연한 것이다. 사람이 성숙해가는 과정은 스스로 책임을 지려고 하는 마음을 갖게 되는 과정임과 동시에 어떤 중요한 결정을 스스로 내릴 줄 알게 되어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다른 표현으로 하자면 메시지를 분별하고, 메시지에 근거한 판단을 할 수 있게 되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가스라이팅은 내가 심적으로 의지할 수 있는 대상으로부터 받게 되는 부정적인 세뇌현상이다. 우리가 그렇게 의지할 수 있는 대상으로부터 지속적으로 부정적인 메시지를 받게 된다면, 우리는 그 메시지 때문이 아니라 그 메시지를 전하는 대상이 주는 영향력 때문에 그 메시지를 받아들이게 될 수 있다. 처음에는 의심이 들기도 하지만, 지속적으로 그런 메시지를 받게 되면 스스로 인정을 해버리게 될 수도 있다. 그럴수록 우리는 내면에서 들리는 긍정의 메시지에 귀를 기울일 수 있어야 하며, 평소에 그런 내면의 목소리를 자주 들을 수 있어야 한다.
부정적 메시지를 계속 전달하는 사람은 나의 장점보다는 단점을 주로 말한다. 잘한 점은 잊어버리기라도 작정한 듯이 단점이 보이는 순간 기다렸다는 듯 말한다. 그리고 그 메시지를 과장하고 자신의 의견을 첨가하여 상대의 인격을 공격한다. 그리고 예 아니오 식의 대답만을 할 수 있게끔 유도하며 다른 식의 답변을 거절한다. 그리고 묻는 말에 대답하지 않는 것을 죄악시한다. 이는 명백한 공격이다. 이런 공격을 당하는 사람의 적절한 반응은 당연히 방어이다. 상대의 공격에 무방비로 당해서는 안되며 스스로 방어를 해야 한다. 공격한 사람은 원하는 방식의 대답을 듣지 못했기 때문에 어떻게든 다른 잘못들을 들춰내려 하며 결국에는 인정을 하도록 만들려고 노력한다. 이 상황에서 대화를 더 이어가는 것은 현명한 행동이 아니다. 대화를 중단하고 거리를 둬야 한다. 그리고 그가 전달한 메시지를 생각해봐야 하는데 일단 내 인격을 공격한 메시지들은 전부 거절한다. 그리고 내 행동을 문제 삼은 부분에 대해 고칠 것이 있다면 수용하고, 문제될 것이 없으면 받아들이지 않는다.
한 가지 더 아쉬운 점은, 이렇게 부정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는 사람들은 사과하는 법을 모른다는 것이다. 이들이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사과할 거라고 기대하지 않는 편이 좋다. 이들은 대화하는 법을 배운 적이 없으며, 성숙하게 대화하는 것을 경험해보지 못한 사람들이기 때문에 더 높은 차원의 사과를 할 줄 모르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만약 성숙한 대화를 하고 싶다면 부정적 메시지를 전달하는 사람과 반대로 하면 된다. 누군가를 지적하고 싶을 때는 그 사람에 대한 평가는 없애고 행동만을 이야기하고, 그 사람이 내 말을 받아들이지 않을 수도 있음을 인정하며 다른 잘못들을 더 들추지 않아야 한다. 또한 내 판단에 잘못이나 오해가 있었을 경우 사과할 수 있어야 한다.
명백한 잘못 앞에서 그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아무 상관도 없는 다른 이유들을 갖다 대는 것을 변명이라고 하는데, 변명은 안 좋은 것이지만 상대의 부정적 평가에 적극적으로 자신을 방어하고 의견을 말하는 것을 부정적으로 봐서는 안 된다. 게다가 고압적인 자세로 묻는 말에만 대답을 하도록 유도하며 그 이외의 답변을 원천 차단하는 행동도 매우 나쁜 것이다. 메시지에는 감정이 실릴 수 밖에 없는데 나는 될 수 있으면 내 메시지에 내 감정을 적절히 실어 전달하려고 노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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