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서규원 Apr 14. 2023

내가 만들고 싶은 건 글이 아니다

글쓰기의 궁극적 목적

글쓰기의 중요성은 수없이 반복해서 강조해도 과하지가 않다고 나는 생각한다. 특히 나는 의사소통을 위한 글쓰기 중에서 자신의 마음 속 깊은 곳에 있는 무언가와 머리 속에 맴돌고 있는 생각을 표현하는 글쓰기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싶다. 글은 말과는 달리 보다 정제된 형태의 의사전달 도구이다. 잘 씌여진 글은 쓴 사람과 읽는 사람 사이에서 의사소통에 있어서 오해와 어려움이 없도록 해준다. 나의 글쓰기도 내 글을 읽는 사람들과의 소통을 목적으로 하기 때문에 군더더기 없는 간결한 글을 쓰도록 노력하고 있으며, 읽을 때 술술 읽히 도록 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내가 쓴 글은 분명 내가 가장 많이 읽을 것이다. 나는 내 글을 읽을 때 만족스럽지 못한 경우가 더 많다 . 충분한 글쓰기 내공에 도달하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다. 스스로 부족함을 느끼기 때문에 보다 더 좋은 글을 쓰고 싶은 생각이 있었고, 혼자서 고민하기 보다는 비슷한 고민을 가지고 있는 글쓰기에 진심인 사람들과 함께 하고 싶은 생각을 해왔다. 꾸준히 글을 써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도저히 글을 쓸 엄두가 나지 않는 시기를 몇차례 겪기도 하였다. 은유 작가의[ 글쓰기 상담소 ] 는 글을 쓰는 사람들이 가진 궁금한 것들을 잘 정리해 놓은 책이다. 단순히 정리만 잘 된 책이 아니고 각 질문들에 대한 은유 작가의 진심이 담긴 조언들로 가득하다.


때때로 책을 읽다 보면 갑작스레 그 책의 주제를 관통하는 핵심 문구를 만날 때가 있다. 그 핵심 문구가 만들어 내는 내적인 파문은 작가의' 연결되어 있다는 확신을 갖게 해준다. 은유 작가는 미국 시인 '오드리 로드'의 [치료] 라는 시를 소개 했는데 이 시의 한 구절이 잔잔하지만 분명한 울림을 주었다.


당신을 보려고 애쓸수록
내 두 눈이
혼란스러워진다
지금 이 순간에조차
굶주린 아이처럼
당신 자리를 손가락으로 더듬으며
그들이 찾는 것은
당신 얼굴이 아니니까
내가 만들고 싶은 건
시가 아니다
내가 원하는 건
당신을
나 자신의
일부에 가깝게 만드는 것


은유 작가는 이 시에서 '시' 와 '당신 '을 '글' 로 바꿔서 다시 읽어 보라고 한다. 시인과 작가의 마음이 크게 다르지 않다.


솔직한 심정으로 현재는 내게서 글이 만들어지는 것만으로도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내가 진심으로 원하는 것은 거기에서 끝이 아니다. 먼저는 글을 나 자신의 일부에 가깝게 만드는 것, 이것은 앞서 말한 내 마음 속 무언가와 머리 속 생각을 글로 잘 표현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내 글을 읽는 사람도 나와 연결되어 나 자신의 일부에 가깝게 만드는 것이다.


<은유의 글쓰기 상담소>를 읽는 시간도 글쓰기에 대한 나의 생각, 느낌, 의견을 최대한 나에 가깝게 만드는 방법을 모색하는 시간입니다.



,

브런치 같은 공개적인 공간에 내 본명을 드러내고 글을 쓰는 이유는 나의 생각, 느낌, 의견을 최대한 나에 가깝게 글로 표현하여 내 글을 읽는 사람들과 소통하기 위함이고 이렇게 연결된 사람들과도 그들의 글을 통해 연결되기 위함이다.




Photo by Hannah Olinger in Unsplash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