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준한 독서를 하고 싶다면

의지보다는 환경이 더 효과적이다

  독서가 항상 자연스럽게 잘 되는 것은 아니다. 독서라는 행위 자체가 시간이 드는 행위이기 때문에 막연히 하루 일과 중 시간이 나면 독서를 해야겠다고 생각하면 하지 않게 될 가능성이 크다. 독서를 꾸준히 하기 위해서는 목표와 계획을 세우는 것이 좋다. 이제 막 독서를 해보려고 마음 먹은 사람이라면, 초반에는 굉장히 의욕이 넘치는 상태일 수도 있다. 이런 마음 상태에서는 어떤 책이든 전투적으로 읽으려 하기 때문에 굉장히 짧은 시간에 책 한권을 독파하는 경험을 하기도 한다. 이렇게 한 번 성취감을 느끼면, 그 다음 책도 굉장히 빨리 읽어보고 싶은 생각이 들고, 몇 권은 그렇게 읽을 수 있을지 모른다. 독서를 하기로 결정한 초반에는 다른 것보다 독서를 더욱 우선순위에 두기 때문에 나름 높은 목표를 잘 지키면서 책을 잘 읽게 될 것이다. 누구나 그 이후로도 책을 잘 읽게 되기를 바라지만 살면서 생기는 여러가지 일들 때문에 집중적으로 책을 읽지 못하게 되는 상황도 생기게 된다. 그리고 대부분 의지는 그렇게 오래 지속되지 않는다.

 그래서 목표를 달성하기 쉽게 낮춰서 세우는 것이 좋다. 나는 하루 독서 목표를 50쪽 읽기로 세우고 실천 중이다. 그래서 최소 1주일에 한 권의 책을 읽는 것이 목표다. 두께가 얇은 책은 하루 만에 다 읽기도 하지만, 본격적으로 독서하기로 마음 먹은 후로 일주일에 1권 이상의 책을 읽었던 것 같다. 목표를 세웠으면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한 계획이 따라 와야 하는데, 사람마다 자신에게 맞는 계획을 세울 수 있다. 계획은 최대한 구체적으로 세워야 실천할 가능성이 높아지는데, 나는 출퇴근 지하철에서는 무조건 책을 읽기로 결정하고, 가방에 읽을 책을 가지고 다닌다. 버스에서도 출근 시에 보통 자리에 앉을 수 있으니 버스에서도 책을 읽을 수 있다. 예전에는 대중교통수단 안에서 음악도 듣고 영상도 보고 그랬지만 책을 읽기 위해 이어폰을 갖고 다니지 않게 되었다. 책에 따라서 다르지만 나의 경우, 보통 출퇴근 대중교통 안에서만 50쪽 정도의 책을 읽을 수 있다. 그리고 점심시간에도 식당에서 밥을 먹을 때, 음식을 주문해 놓고 기다리는 동안 책을 읽는다. 점심을 먹으러 나가면서도 책을 들고 나가고, 책을 집중적으로 읽고 싶을 때는 스마트폰을 사무실에 두고 나간다. 이렇게 하루 목표량을 매일 지킬 수 있어 꾸준히 독서를 할 수 있는 것 같다.

 주말에는 주로 집에서 독서를 하게 되는데, 집에서 독서하는 것은 생각처럼 쉽지는 않다. 아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낼 때가 많아서 책을 가지고 다니질 않게 된다. 다만 키즈카페에 가게 되면 아이들이 아빠없이도 잘 놀기 때문에 그 때만큼은 책을 읽을 수가 있다. 그리고 아이들이 잠이 들었을 때, 서재에서 책을 읽기도 한다. 얼마 전 작은방에서 책을 더 잘 읽기 위해 책상 위에 너저분한 서류들을 다 치우고, 책상 위에는 읽을 책들만 꽂아 뒀다. 그리고 독서하고 싶은 욕구가 생기도록 독서대를 세워 두었다. 자연스럽게 노트북과 휴대전화, 태블릿 등의 전자기기들도 거실로 치웠다. 이제 작은방을 책만 읽는 공간으로 정한 것이다. 사람은 아무리 마음을 강하게 먹어도 주변에 집중을 못하게 하는 방해물들이 있으면 영향을 받게 되어 있다. 나는 그동안 내 의지가 얼마나 쉽게 그리고 빨리 꺾여 버렸는지 수도 없이 봐왔기 때문에 환경을 잘 만드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고 인식하고 있었다.

 환경의 힘은 대단하다. 내가 지하철과 버스에서 독서만 하기로 하고, 독서를 방해하는 물건들을 가지고 다니지 않았더니 독서를 더 잘 하게 되었다. 작은방을 독서만 하는 방으로 정하고 방을 그에 맞게 꾸몄더니 독서하는 시간을 더 많이 확보할 수 있었다. 주말에는 아이들과 키즈카페 가는 것이 즐거운 일이 되었다. 키즈카페에서도 아이들이 2-4시간 정도 논다면, 나는 아이들과 1시간 정도는 함께 놀아주고 나머지는 책을 읽는다. (때로는 책을 거의 못 읽을 때도 있다)

 매일 달성할 수 있는 작은 목표를 세우고 그 목표를 이룰 수 있도록 구체적인 계획(시간, 장소, 분량 등)을 세운 후, 그 계획에 맞게 환경을 조성한다면, 누구나 책을 사랑하는 독서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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