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로는 비효율적으로 읽기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내용은 낭독해보자
내게 독서를 하는 목적이 무엇이냐고 묻는 사람이 있다면, 나는 독서를 통해 얻는 즐거움과 독서를 통한 성장이라고 말할 것이다. 나는 기본적으로 독서는 즐겁게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독서를 하면서 얻는 즐거움은 아마도 내가 재미있는 내용의 책을 읽을 때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책의 내용이 재밌으면 질리지 않고 계속 읽을 수 있다. 그런데 독서를 통해 얻는 즐거움은 책의 내용에만 좌우되는 것이 아니다. 책을 읽는 나 스스로가 즐거움을 찾을 수 있다. 책의 내용물을 통해서 얻을 수 있는 1차적인 즐거움이 아니라 내가 읽은 내용을 생각해보고 나의 관점으로 재해석하고 내 삶에도 적용해 보면서 보다 차원높은 즐거움을 얻을 수가 있다. 때로는 읽고 이해하는 과정이 힘들 수도 있지만, 그런 과정을 거친 후에 얻게 되는 보상은 더욱 크다. 그 보상은 바로 자신의 '성장' 이라고 할 수 있다.
나는 독서를 할 때, 원칙적으로는 성장을 목적으로 한 독서를 추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내 지식을 확장시켜 주고 자기 계발에 도움이 되는 서적들을 많이 읽는데, 가끔은 재미로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들을 읽는다. 왜냐하면 항상 진지한 내용, 어려운 내용의 책들만 읽는 것이 지속가능한 독서를 하는 데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연과학, 사회과학 서적들 위주의 책들을 읽다가 에세이나 소설 책을 읽기도 한다. 그러다가 소설이나 에세이만으로도 재미가 충족되지 않으면, 만화책도 보고, 재밌는 영상들도 찾아서 보기도 한다. 독서를 계속 할 수 있는 동력을 얻기 위한 목적이라 지나치게 오래 보지 않도록 해야 한다.
나는 보통 독서를 할 때, 아무 소리도 내지 않고 눈으로만 읽는 편인데, 가끔 아주 인상적인 내용을 발견하게 되면 소리내어 읽어본다. 주위에 사람이 많은 곳에서는 속삭이듯이 읽어보고, 손으로 그 구절을 가리키면서 읽어본다. 읽기의 효율성만 따진다면, 정해진 시간에 많이 읽을 수 있고, 빨리 읽을 수 있고, 여러 번 읽을 수 있는 묵독이 유리하겠지만 오래 기억하기 위해서는 때로는 비효율적인 방법의 읽기도 필요하다. 성장을 위한 독서를 추구한다면, 책의 내용을 잊어버리지 않는 것이 중요한데, 그러기 위한 방법은 소리 내어 읽어보는 것이고, 더 나아가 인상적인 부분을 따로 독서노트에 적어놓는 것이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그렇게 해보면 분명 점점 발전하고 성장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세상은 점점 더 빠르게, 더 효율적인 것들을 추구하지만 독서에 관한 한 진짜 효율적인 독서는 시간이 좀 더 걸리더라도 제대로 기억하는 것이다. 현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은 점점 읽는 것을 힘들어하고, 누군가 요약해 놓은 것을 보기를 원하고, 조금만 내용이 길어지면 건너뛰는 경향이 있지만 그런 세상일수록 제대로 꾸준히 하는 사람들이 필요하다. 눈과 입을 모두 사용하는 독서가 제대로 된 독서를 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