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전 '전파견문록'이라는 방송 프로그램이 있었는데, 어린 아이들이 나와서 문제를 내면 어른인 출연자들이 답을 맞추는 식의 장면이 연출되었다. 아이들만의 시각으로 문제를 내는 것이라 어른들이 맞추기에는 어려웠고 (아이들에게도 물론 어려울 수 있다) 기획 의도대로 출연자들은 진행자가 힌트를 여러개 주기 전까지 답을 전혀 맞추질 못했다. 그리고 마지막에 답을 맞추면서는 아이들의 순수한 관점에 탄복하는 경우가 많았다. 아이들의 시각으로 본 문제를 방송에 어울리게 하기 위해 얼마나 작가들이 노력했을지 지금에서야 생각해 본다. 당시에는 정말 아이들이 즉석에서 문제를 내는 거라고 순진하게 믿으면서 방송을 봤었다.
기억에 남는 한 문제가 있다.
"결국에는 다 죽어요"
이 한마디 말을 듣고 답을 맞춰야 한다. 수많은 오답이 나온 후, 다시 주어진 힌트는 이것이었다.
"어느 집에나 다 있어요"
두 번째 힌트에도 답이 잘 나오지 않았다. 문제의 답은 '위인전' 이었다. 위인전의 결말은 꼭 주인공의 죽음으로 끝이 난다. 그리고 (정확하진 않더라도)어느 집에나 위인전 한 세트 씩은 있었을 것이라고 보통 생각할 수 있다. 나도 어렸을 때 60권짜리 위인전 세트가 있었다. 나는 어렸을 때 읽은 위인전 덕분에 대략의 우리 역사를 배울 수 있었고, 세계의 여러 나라의 이름들이 낯설지 않을 수 있었다.
위인전을 읽으면 비록 작가가 본인은 아니지만 한 인물의 일생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 그리고 훌륭한 인물들의 삶에는 어김없이 교훈들로 가득차있다. 위대한 업적을 남긴 사람들은 어려운 환경과 조건 속에서도 엄청난 의지와 노력으로 극복해 낸 이야기들로 넘쳐난다. 어린이를 위한 위인전은 항상 아이들에게 희망을 줘야 하기 때문에 성공으로 이끄는 요소 가운데 인물의 노력과 의지, 재능 등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경향이 있다. 어린이들에게 줄 수 있는 위인전의 가장 큰 교훈은 어려움 속에서도 노력하고 포기하지 않으면 우리도 할 수 있다는 가르침이다. 그래서 어린 나이에는 위인전을 읽게 해야 하는 것 같다.
나는 아직도 여전히 한 사람의 일대기를 다룬 위인전 혹은 자서전을 좋아한다. 사람의 인생은 모두 제각각이지만 공통적인 특성도 있어서 읽는 사람들에게 교훈을 주기에 가장 적합한 책이라 생각한다. 게다가 전부 실제로 있었던 일을 바탕으로 하기 때문에 그 사실성만으로도 큰 힘을 나타낸다. 독서가 어렵게 느껴진다면 위인전부터 읽어보면 어떨까. 어렸을 적 추억도 떠올릴 수 있어 좋을 것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