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고 한다. 특히나 타인에 의해 변하는 것은 더욱 어려운 일이다. 사람은 스스로 변하려고 마음 먹을 때에 변화될 가능성이 조금 높아진다. 그래서 이 세상에서 내가 변화시킬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을 꼽는다면 바로 자기 자신을 꼽을 수 있겠다. 그리고 이 과정에는 스스로 마음 먹는 일, 즉 변화하기로 결정하고 이것을 밀어붙이는 의지가 많이 요구된다.
변화는 의지와 힘이 많이 필요한 경우도 있지만 마음먹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되는 변화도 있다. 눈치 챘겠지만 그 변화는 독서를 할 때 생길 수 있다. 독서행위는 먼저 정신적 영역에 영향을 주지만 어떤 정신을 갖고 사느냐에 따라 신체도 바뀔 수 있고 생활 방식과 태도, 더 나아가 삶의 전부가 바뀔 수도 있는 것이다. 여기서는 독서를 통해 성장하는 생각 수준을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독서하는 사람은 어떤 책을 읽었는지에 따라 생각하는 것이 달라진다. 또한 새로운 책을 읽을 때에도 이전에 읽었던 책에서 얻은 지식과 정보를 바탕으로 이해하는 것이다. 따라서 특정 책을 언제 만났는지에 따라 그 책은 최고의 책이 될 수도, 혹은 그저 그런 책이 될 수도 있다. 그래서 어떤 훌륭한 사회과학 서적은 좀 더 일찍 읽었더라면 엄청난 통찰을 줄 수도 있겠다 생각되었지만 이미 비슷한 종류의 책들을 접한 후여서 별 감흥이 없었던 적도 있었다. 책은 그대로지만 독서하는 사람이 달라진 것이다.
이런 이유로 내가 누군가에게 책을 소개하고 추천할 때는 내가 느꼈던 감정과 사적인 평가는 되도록 배제하고 저자가 얼마나 자신의 주장을 논리적이고 설득력있게 전개했는지와 실제 내용이 어땠는지를 기준으로 삼으려 노력한다. 나는 앨런 가넷의 [생각이 돈이 되는 순간]을 읽을 때 큰 감동을 받진 못했지만 좀 더 먼저 읽었다면 인생책이 되었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