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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규원 Sep 14. 2019

남의 간섭을 허락한다

성장하기 위한 독서

  독서는 철저히 개인적인 활동이다. 내가 독서를 하는 동안 타인은 나의 독서에 대해서 이래라 저래라 간섭할 수 없다. 나는 내가 읽고 싶은 책을 읽을 수 있고, 읽고 싶을 때 읽을 수 있으며, 읽고 싶은 곳에서 읽을 수 있다. 그리고 내가 읽은 책에 대해 타인에게 공개할 의무도 없고 특정 기간동안 몇권의 책을 읽어야 하는지 정하지 않아도 된다. 독서를 하기 위해서는 책이 있어야 하지만 책값만 지불하면 우리는 어떤 책이든 읽을 수가 있고, 꼭 책을 사지 않고도 빌려서 읽을 수도 있다. 빠르게 읽을 수도 있고, 중간부터 읽어도 되고 읽다 말아도 된다. 책은 철저히 독서하는 사람의 취향에 따라 읽혀지게 되어 있다. 그리고 책의 내용을 어떻게 이해하고 해석하든 저자의 의도와 상관없이 완벽하게 독자의 판단에 달려있다. 책에 대한 평가에 있어서도 최고의 책이라 극찬을 해도 되고 인쇄비가 아까운 책이라고 혹평을 해도 상관없다. 오직 기준은 자기 자신이 되는 것이다. 그래도 아무도 뭐라 하지 않는다. 그런데 이렇게 철저히 사적인 독서는 자칫 성장을 멈추게 하고 자신의 편협한 세계에 갇히게 될 여지를 남기게 된다. 



  나는 성장하기 위해서 개인적인 독서의 영역에 타인의 자리도 일부 허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만의 독서에 다른 사람을 끼워주는 것이다. 그러면 여전히 독서의 주체는 나 자신이 된다. 우리는 독서를 할 때, 그 책에 대해서 또는 작가에 대해서 다른 사람들의 의견도 참고할 수 있다. 먼저 책을 읽기 전이라면 가급적 다른 사람들의 의견은 참고만 하기를 권한다. 먼저 그 책에 대한 자신의 생각과 의견이 세워진 후에야 남의 생각과 의견도 의미가 있는 것이다. 책을 읽고 나서 그 책에 대한 자신의 생각은 여러가지 방법으로 표현될 수 있다. 표현하는 것은 굉장히 중요한 과정인데 표현하지 않으면 독서는 완벽히 사적인 영역에서 머물 수 밖에 없다. 우리는 책을 읽고 나서 자신이 읽은 책의 핵심내용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해 볼 수 있다. 그 책을 함께 읽은 사람 또는 먼저 읽은 사람이 있다면 그 내용에 대해 이야기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때로는 그저 이야기를 해보는 것만으로도 생각이 정리될 수 있고, 다른 사람의 의견을 들음으로 더욱 넓은 시야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 말로 해보는 것도 좋지만 더 좋은 것은 글로 표현하는 것이다. 읽은 내용을 말로 유창하게 잘 설명하고 주장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책의 내용에 따라 글로 먼저 정리를 해보는 것이 훨씬 효율적일 수가 있다. 글로 표현하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다. 나는 글쓰기를 책의 제목이 의미하는 내용을 중심으로 핵심내용을 요약하는 것으로 시작했다. 한줄평부터 시작해보라는 조언을 듣기도 했지만 내 기준에서 가장 어려운 것이 한줄평이었다(내공이 더 필요한 것 같다). 그리고 책에서 인상적이었던 내용을 중심으로 연상되는 내용을 엮어 서평을 써보기 시작했다. 독서는 말하기와 글쓰기로 연결되지 않으면 끝난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모든 활동에는 결과물이 있어야 하는데, 독서에 있어서 결과물은 완독이 아니라 글쓰기, 더 나아가서는 말하기까지 되어야 한다. 말하기가 뒤에 나오는 이유는 제대로된 글쓰기가 없이는 좋은 말하기도 성립되지 않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독서의 결과물이 만들어졌으면 그것에 대한 평가가 뒤따라야 더 성장할 수 있다. 자신만 볼 수 있는 결과물을 만들고 스스로 성찰하면서 발전시키는 것도 한 방법이지만 보다 객관적인 평가를 통한 성장을 위해 편한 사람들에게도 보여줄 수 있으면 더욱 좋다. 너무 엄격하지 않고 따뜻한 말과 격려를 해줄 수 있는 사람에게 먼저 그 결과물을 보여주면 된다. 그리고 자신의 결과물과 다른 사람의 결과물을 비교해보는 것도 한 방법이다. 누군가에게는 자신의 능력을 직시하는 경험이 될 수도 있지만 배울 점을 얻는다는 마음으로 보면 될 것 같다. 더 나아가 함께 읽고 쓰고 나눌 수 있는 모임에 참여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독서모임은 그래서 성장하는 독서를 할 수 있는 가장 완벽한 방법이다. SNS나 블로그에 자신의 글을 공유해보는 것도 좋다. 이런 활동들을 통해 독서를 더욱 즐겁게 할 수 있고, 자신의 편협한 사고의 틀을 깨고 더 넓은 시야를 가질 수 있게 된다. 독서는 읽음으로 자신을 규정하고, 글쓰기와 말하기를 통해 새롭게 태어나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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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by Markus Spiske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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