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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규원 Sep 17. 2019

단골 서점이 있으면 좋은 점

익숙한 공간의 이점

  책을 꼭 읽지 않아도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나는 즐거움을 느낀다. 내가 살 책을 고르고 난 후에도 사지 않을 다른 책들을 뒤적거린다. 책을 한 서점에서만 사다보니 그 서점이 매우 익숙한 장소가 되었다. 어떤 분야의 책이 어느 위치에 있는지 정확히 알고 있다. 그리고 신간 도서들을 진열해놓은 매대는 주단위로 책들이 조금씩 바뀌는 것과 베스트셀러와 스테디셀러를 진열해 놓은 매대의 변화도 금방 알 수 있게 되었다. 가장 넓은 공간을 차지하는 초중고 학습교재 공간은 나는 거의 안간다. 서점에서 학습교재가 가장 넓은 공간을 차지하고 있다는 사실이 조금 씁쓸하게 느껴진다.



  나는 사고 싶은 책이 있으면 매장에서 그 책의 실물을 확인하고 구매한다. 내가 직접 만져보고 펼쳐보고 서문도 읽어보고 산다. 그리고 그 책을 통해 어떤 깨달음을 얻을 수 있을지 기대하게 된다. 이런 기쁨은 인터넷으로 책을 주문하고 배송을 기다리는 마음과는 또 다른 것 같다. 원하는 걸 직접 사고 싶은 욕구는 현장에서 얻었을 때에만 해소되는 것이다. 그리고 때로는 예상치 못하게 좋아보이는 책을 만나고 같이 구매하거나 다음에 읽어볼 책으로 기억해두기도 한다.



  사고자 하는 책이 매장에 없으면 주문을 해놓고 다음날 찾아가는데 신간의 경우 매장에 풀리는 기간이 온라인 서점보다 늦어서 대부분 예약을 해놓는다. 그리고 나중에 내가 예약한 책이 이후에도 책꽂이에 꽂혀있는 게 보이면 또 반가움을 느끼기도 한다. 내가 예약하지 않았다면 그 책은 매장에 없었을테고 그 서점을 방문하는 어느 누구도 내가 읽은 그 책을 읽지 못 할 것이다. 만일 그 책이 팔린다면 같은 책을 읽은 사람이 또 있다는 것에 기뻐질 것 같다. 인터넷 서점에서는 느끼지 못할 아주 작은 유익함이다.




Photo by Michal Parzuchowski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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