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서규원 Oct 01. 2019

시간의 상대적 느낌

아인슈타인의 이야기를 하려는 게 아니라

  무언가에 강력하게 집중하고 있을 때 우리는 시간이 빨리 흐르는 것처럼 느낀다. 분명 모든 것은 동일한데 집중하는 동안 우리의 뇌는 시간의 흐름을 인식하는 것을 잊는 것 같다. 이런 경우는 보통 자기가 너무나 좋아하는 일을 할 때 느낄 수 있고 시간이 흐르는 것이 아쉽기만 하다. 반대로 관심없는 일을 해야 할 때는 시간이 더디게 흐르는 것처럼 느껴진다.



  내가 뭔가에 집중하느라 시간 가는 줄 몰랐던 적이 언제였는지 생각해 봤다. 여러 상황 중에서도 컴퓨터로 뭔가 작업을 하고 있을 때가 생각났는데 연구 데이터를 그래프로 도식화할 때가 그랬었다. 그리고 또 하나는 엑셀로 특정 양식을 만들 때가 그랬다. 나는 엑셀을 잘 하는 건 아니지만 엑셀이 대단히 유용한 프로그램인 것은 확실하다고 믿는다. 나는 엑셀로 다양한 양식의 문서를 만들어서 사용하고 있다.

 


  브런치에 글을 쓰기 전에는 가끔씩 네ㅇ버 블로그에 글을 올렸는데, 그 중에는 내가 만든 양식의 문서들을 공유하기도 했다. 처음에는 다른 블로거들이 만들어 놓은 양식들을 참고해서 만들기 시작했고, 점점 응용을 해서 다른 양식들도 만들어서 사용했다. 처음 만든 것이 영어 단어 시험을 볼 수 있는 시험지 양식이었다. 원래는 직접 답안을 작성해서 시험 결과를 확인하려는 용도로 사용했는데, 직접 답을 입력하는 것이 너무 오래 걸리고 번거롭고, 특히 모바일로는 답을 쓰는 것이 힘들었다. 그래서 직접 쓰기 보다는 답을 흰색글씨로 적어서 직접 그 셀을 선택하여 답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해놓고 활용했다. 즉, 단어를 보고 내가 머리 속으로 답을 떠올린 후 답이 적힌 셀을 선택하여 답을 눈으로 확인하는 방식으로 사용했다.



https://blog.naver.com/gain457/221281198740



  한 때 이 양식을 활용하여 영어 단어를 꾸준히 외웠다. 지금은 잘 활용을 못하고 있지만, 곧 다시 사용할 예정이다. 이 양식을 활용하여 빅보카 단어장도 꽤 많이 외웠었다.



  그 다음 만들었던 것이 데일리 리포트 양식인데, 나는 [완벽한 공부법]의 저자인 신영준 박사가 소개한 방법에 따라 양식을 만들어서 사용했다. 1시간 단위의 시간 관리 방법으로 스스로 그 시간에 대한 평가를 내릴 수 있도록 했다. 평가는 GOOD, SO-SO,  BAD의 3단계로 구분해서 할 수 있고, 그 양식을 엑셀로 만든 것이다. 이런 양식을 만드는 동안 나는 집중해서 만들었던 기억이 난다. 이 게시물은 페이스북 인생공부 페이지에 공유가 되서 갑자기 많은 사람들이 접속했던 적도 있었고, 지금도 이 게시물 덕분에 내 블로그 방문자수는 오랫동안 글을 쓰지 않음에도 50명 정도를 유지하고 있다.



https://blog.naver.com/gain457/221287309856



  자기계발에 관심이 많아서 좀 더 나은 삶을 살아보고자 비슷한 종류의 문서를 엑셀로 만들었다. 그 중에서는 좋은 습관을 들이고자 매일 체크할 수 있는 체크리스트도 만들었다. 기본 양식은 데일리 리포트와 유사하지만 매일 얼마나 습관을 잘 지켰는지 점수화할 수 있게 만들었고, 나는 한 달 단위로 사용해보려고 만들었었다. 결과적으로 잘 활용은 못했지만, 만드는 동안은 의욕을 갖고 만들었다. 그리고 이런 게시물들의 특징은 엑셀파일을 만드는 과정을 함께 공유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몇가지 핵심적으로 사용한 엑셀 함수들도 포함하고 있다.



https://blog.naver.com/gain457/221310449254



  그리고 독서리스트를 만들어서 현재 내가 읽은 책과 앞으로 읽고자 하는 책들의 목록을 적고 읽은 책들에 대해서는 별점으로 평가할 수 있게 하였다. 시간이 지날수록 독서리스트도 늘어날 것이고, 이 기록들이 그 동안 내가 어떤 삶을 살았는지 나타내 주는 증거가 될 것이다. 시간의 상대적인 느낌의 핵심은 한정된 시간을 얼마나 잘 관리하였는지와 밀접한 관련이 있으며 그 시간동안 얼마나 집중해서 밀도높은 삶을 살았는지가 관건이 된다. 그러한 삶을 살기 위해 나는 엑셀이라는 훌륭한 프로그램을 이용해서 다양한 양식의 문서들을 만들고 활용하고 공유해 온 것이다. 아인슈타인은 중력의 크기에 따른 시간의 상대성을 이야기했지만, 나는 집중력에 따른 시간의 상대적인 느낌을 이야기하고 있다.



독서리스트도 엑셀로 만들어서 별점도 남겼다.






  모두에게 공평하게 주어진 하루 24시간이라는 시간은 사람마다 어떻게 사용하는지에 따라 상대적인 가치를 갖게 한다. 만약 우리가 집중해서 무언가를 하는 시간이 길어진다면 우리는 시간의 가치를 더욱 높일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런 경험을 했을 때 그 후에 오는 폭풍과 같은 감동은 경험해 본 사람은 잘 알 것이다. 반대로 따분하고 집중하지 못한 시간을 보내고 난 후에 찾아 오는 허탈감은 스스로를 낙망하게 하고 그런 경험이 쌓일수록 자신에 대한 믿음도 약해지게 된다. 그래서 나는 도구의 힘을 의지해서라도 좀 더 가치있는 시간을 보내고 싶었다. 매일 엑셀 문서들의 빈 칸을 채울 때마다 스스로에게 보내는 메세지는 꾸준히 포기하지 말고 해내자는 다짐이었다. 나는 그 다짐을 지금도 스스로에게 보내고 있다.





#시간 관리 #엑셀 #문서 #양식 #밀도 #집중 #가치 #인생





Photo by Majid Rangraz on Unsplash

매거진의 이전글 좋은 신발이 그 값은 한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