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에게 어제 있었던 일이라고 전해들었다. 우리 두 자녀들이 놀이터에서 놀고 있었는데 그 곳에는 함께 놀던 6살 여자애도 있었다. 그 아이는 전에도 우리 3살 아들을 귀여워 했는데 어제도 그 마음이 행동으로 표출이 되었다. 무릎 정도 되는 높이의 턱 위에서 느닷없이 우리 아들을 향해 점프하더니 뒤에서 끌어 안고 함께 넘어지고 말았다. 다치진 않았지만 3살 아들은 좀 놀란 것 같았다. 물론 귀여워하는 마음의 표현이 조금 과격하게 나온 거라고 어른들은 이해했지만 옆에서 그 모습을 지켜 본 5살 딸이 동생을 지키기 위해 나섰다. 비록 한 살 많은 언니였지만 용감하게 한마디 했다.
"내 동생 괴롭히지 마!!"
또래 중에 키로 따지면 100명 중 10번째로 작은 우리 딸은 몸집은 작아도 동생을 보호해야 한다는 마음을 크게 갖고 있었다. 그런 딸의 무용담을 전해들으니 아주 오래 전 내게도 그렇게 날 보호해주던 형이 생각났다. 형은 평소와는 달리 내가 친구들 사이에서 불리한 상황에 있을 때마다 나서서 내편이 되어주었다. 한 번은 나와 다툰 친구를 혼내준다며 학교 정문 앞에서 우리 반 친구를 붙잡아 둔 적이 있었는데 문제는 나랑 싸운 애를 붙잡은 게 아니라 엉뚱한 애를 붙잡아 뒀었다. 나는 형이 빛의 속도로 머쓱해 했던 것이 아직도 생생하다. 그래도 동생이라고 날 보호해주던 형이 있다는 것이 한 편으론 든든했다.
아버지는 자주 우리 형제에게 형제우애를 강조하셨고 어머니도 여러번 형이 어려서부터 내가 엄마에게 혼날 때마다 나를 혼내지 못하도록 막아줬다는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지금은 그 형이 중국에 있어서 자주 보지 못하는 게 좀 아쉽다. 조만간 형을 만나면 예전처럼 치킨 한마리 같이 먹으며 이야기 나누게 되길 바라고 있다.
최근 미국 플로리다에서는 5살의 어린 여동생을 집에 침입한 강도로부터 지키기 위해 15살 오빠가 목숨을 잃는 사건이 발생했다. 용의자는 현장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체포되었는데, 그는 손과 옆구리에 여러 개의 자상을 입고 있었다. 추측컨대 침입한 집안에서 싸움이 발생했고, 그 과정에서 입은 것으로 보인다. 그는 현재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으며 현재까지는 살인죄가 적용되지는 않은 상태지만, 주거 침입 및 강도죄에 대한 혐의를 받고 있는 상태라고 한다. 오빠의 희생 덕분에 5살 어린 소녀는 아무런 부상도 없이 살 수 있었다고 한다.(기사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