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나 쓸모가 있지 않을까 해서 가방에 넣은 채로 거의 운반만 하고 다녔던 이것은 iPad다. 지금까지 애플의 제품을 한번도 사용해 본 적이 없는 나는 많은 사람들이 부러워했지만 정작 사용을 잘 못한다. 주변 사람들에게 추천 앱들을 물어보고 어떻게든 잘 써보려고 했지만 썩 활용도가 높지는 않았다. 유튜브에서 아이패드 활용팁들을 보며 몇몇 프로그램들을 설치해보기도 했지만 잘 안쓰게 된다.
초반에 애플펜슬을 사용해서 메모를 많이 했는데 이게 충전을 해서 갖고 다니기가 번거롭다고 생각되었다. 물론 메모하기에는 엄청난 장점이 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자 종이가 더 편하게 느껴졌다. 문서작업을 하기에도 자판이 너무 불편해서 사용가능한 키보드를 마련했는데 이것도 시간이 지나자 데스크탑이나 노트북 컴퓨터에 밀려 사용을 안하게 되었다. 웹서핑의 경우에는 한손에 들 수 있는 스마트폰에 밀린다. 심지어 브런치에 글을 쓸 때도 나는 스마트폰이 훨씬 편하다. 전에는 모바일로 브런치에 글쓰는 것이 힘들 거라고 지레 걱정했는데 익숙해지면 달리는 버스 안에서도 왼손은 손잡이를 잡고 한손으로 글을 작성하면서 서서 이동할 수도 있게 된다. 스마트폰이 아니면 불가능한 일일 것이다.
그럼에도 가방 안에 항상 아이패드가 있는 이유는 가끔씩 불편함을 무릅쓰고 회의나 교육 중에 사용해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 때문이다. 그리고 나 스스로도 아이패드로 회의록을 작성하거나 메모를 하면 좀 더 있어보이는 착각이 들어서 혼자서 그런 허세도 부려보고 싶은 마음도 있는 것 같다. 혹시 쓰면서 의외로 내게 잘 맞는 어플리케이션을 발견하게 되면 앞으로 더 자주 사용할 지도 모르니 생각날 때마다 조금씩 써보기도 해야겠다.
아이패드를 직접 산 게 아니고 우연찮게 좋은 기회를 얻어 사용해 볼 수 있게 된 것이라 좀 덜 사용하게 되는지도 모르겠다. 내 돈으로 샀다면 좀 더 잘 활용해보려고 많이 찾아봤을 것 같다. 진심으로 아직까지 아이패드가 스마트폰과 pc보다 어떤 면에서 더 좋은지 모르겠다. 아이패드 고수가 활용팁을 알려줬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