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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규원 Oct 03. 2019

교활한 미생물

항생제 내성 미생물과의 전쟁은 현재진행형

  최근 통계에 의하면 항생제에 내성이 있는 미생물 감염에 의한 사망자 수가 연 70만명에 달한다고 한다.[1] 자녀를 키우면서 아이들이 아플 때마다 근처 소아과에서 진료를 받았는데 의사 선생님마다 항생제 사용법이 달랐다. 항생제를 처방받아 아이에게 먹일 때마다 걱정이 됐던 것은 나중에 약효가 없어지는 건 아닌가 하는 것이었다. 인체에 감염되는 병원성 미생물들이 어떻게 항생제에 대한 내성을 갖게 되는지 원리는 몰라도 항생제의 무분별한 사용은 항생제 내성균의 발생을 부추긴다고 들었다.



  항생제에 내성이 생긴다는 것은 병원균이 항생제의 공격을 무력화시키거나 그 공격을 피할 수 있는 능력이 생겼음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병원균이 항생제를 무력화시키는 방법은 세포 내로 들어온 항생물질을 내보내거나 항생물질을 분해시키는 경우가 해당되고, 그것마저 불가능한 경우에는 잠시 숨죽여 있으면서 항생물질의 레이더망에 잡히지 않는 방법을 택한다. 그렇게 항생제의 무자비한 폭격을 피하고 나면 다시 활발히 움직일 준비를 하며 이런 식으로 생존한 병원균들로 인해 질병이 치유되지 않고 인체에 계속 영향을 주는 것이다.



  그런데 거의 알려지지 않은 또 다른 방법이 있다. 앞에서 이야기한 방법들은 보통 유전체(genome)의 변화를 일으키는 경우지만, 이 새로운 방법은 유전체의 변화없이 그저 겉모습만 바꿔서 항생물질의 공격을 피하는 것이다. 이 방법은 분명 병원균의 입장에서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면서 현재까지 개발된 대부분의 항생제의 약점을 고스란히 노출시키고 있다. 사실상 거의 대부분의 세균은 우리 몸의 세포와는 달리 세포벽으로 둘러싸여 있다. 세포벽은 외부 환경과 스트레스 요인에 대해 방어력이 강해서 세포 내 물질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이렇게 세균과 우리 몸의 세포와의 외형적 차이가 항생제가 공격대상을 선정하는 가장 기본적인 원리이다. 항생제는 세포벽으로 둘러싸인 세균을 대상으로만 공격을 하는 것이다. 이런 방식으로 작동하는 가장 대표적인 항생물질이 너무나도 유명한 페니실린이다.



  항생제의 공격을 피하기 위해 형태를 바꾸는 미생물의 모습이 처음으로 공개되었다. 뉴캐슬 대학의 연구팀에 의하면 스스로 형태를 바꾸는 미생물을 직접 관찰하는데 성공했다고 Nature communication에 발표하였다.[2] 그동안 과학자들은 이렇게 형태를 바꿈으로써 미생물이 항생제에 대한 내성을 가질 거라고 예측해 왔지만 실제로 관측이 된 건 처음이다. 더 정확히 말하면 병원균들이 세포벽을 없앤 모습으로 존재하여 항생제가 자신을 적으로 인식하지 못하도록 변한 것이다. 이렇게 세포벽이 없는 상태로 존재하는 세균들은 세포막으로 싸여져 있어서 외부 스트레스 요인에는 더욱 취약한 면이 있지만 당장 항생제의 공격을 피할 수 있는 길을 열어놓은 것이다. 이런 미생물들에 의한 감염이 확산되면, 지금까지 개발된 대부분의 항생제가 무력해지는 셈이다. 연구팀은 페트리디쉬(petri dish) 위에서이긴 하지만 병원균들이 자기 겉모습을 바꾸는 장면을 촬영하였다. (아래 영상)


https://youtu.be/ckQs103lBJc

빠른 속도로 형태를 바꾸는 미생물들


  이렇게 유전체 변화없이 세포벽이 없는 상태와 원래의 상태를 왔다 갔다 할 수 있는 교활한 미생물의 발견은 향후 행생제 개발에 큰 물줄기를 바꾸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기존의 세포벽을 감지하는 원리에서 발전하여 세포벽이 없는 세균을 선별하여 병원균만을 제어할 수 있는 기술의 개발을 목표로 해야 할 것이다.






  기사를 작성한 사람은 이 연구를 직접 수행한 제 1저자인데, 실제 게한 논문 외에 이렇게 기사를 작성하여 올린 친절함이 고마웠다. 연구자들이 비전문가를 위한 기사문을 더욱 자주 작성하여 많은 사람들이 훌륭한 연구결과를 공유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기사에서 함께 외우면 좋을 문장들을 2개 뽑아봤다


1) Bacteria can also stop growing and divide, which makes them difficult to spot for the immune system.

2) Combining cell wall active antibiotics with ones that would kill L-forms might be one solution of fighting antibiotic-resistant infections.




* 아래의 기사를 주로 참고하여 작성한 글임을 밝힙니다.

https://theconversation.com/antibiotic-resistance-researchers-have-directly-proven-that-bacteria-can-change-shape-inside-humans-to-avoid-antibiotics-124296





참고문헌

[1] https://www.antibioticresearch.org.uk/about-antibiotic-resistance/

[2] https://www.nature.com/articles/s41467-019-12359-3





Photo by David Clode i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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