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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규원 Mar 16. 2020

호흡의 목적은 에너지를 얻는 것

산소와 이산화탄소의 기체 교환은 겉으로 나타난 결과일 뿐이다.

  흔히 호흡이라고 하면 숨을 쉬는 것을 생각할 수 있고, 숨이라는 것은 곧 생명과 연결 지어 생각할 수 있다. 숨을 쉬기 위해 우리는 공기를 들이마시고 공기 중에 있는 산소가 우리 몸의 호흡과정에서 사용되고 그 결과물로 이산화탄소를 배출하게 된다. 겉으로 보이는 호흡과정은 들숨에서 산소를 받아들이고 날숨으로 이산화탄소를 내보내는 과정으로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그런데 호흡과정은 좀 더 작은 차원의 대상으로 관심을 집중시키면 보다 복잡한 과정을 공부할 수 있다. 우리 몸은 다양한 기관계로 구성이 되어 있고, 각각의 기관계는 몇몇의 기관들로 이루어져 있다. 기관을 더욱 자세하게 들여다보면 여러 조직들로 이루어져 있음을 알 수 있고, 이 조직들을 이루는 것이 보통 생명체의 기본 단위라고 할 수 있는 세포이다. 한 개체의 입장에서 호흡은 그저 산소와 이산화탄소의 기체 교환 정도로 생각할지 모르지만 호흡과정의 보다 중요한 목적은 개체가 삶을 유지하고 활동할 수 있도록 하는 에너지를 얻는 것이다. 



세포 호흡과정 (완자 생명과학2 -고등학교 참고서 107p.)



  에너지는 모든 세포에서 필요하지만 우리 몸에서 특히 에너지가 많이 필요한 곳은 뇌라고 한다. 그만큼 우리 뇌가 가장 많은 활동을 한다는 것이고 심지어 모든 기관들이 수면상태에서 활동성이 떨어지는 때에도 뇌만큼은 계속 일을 한다고 한다. 세포 차원에서 호흡을 통해 에너지를 얻는 과정은 크게 세 가지 과정을 포함한다. 각 과정은 1) 해당과정, 2) TCA 회로, 3) 산화적 인산화 과정이다. 각 과정을 살펴보기에 앞서 세포호흡과정의 기본 조건들부터 살펴봐야겠다. 먼저 세포호흡과정은 세포질과 미토콘드리아에서 일어난다. 세포호흡은 포도당으로 대표되는 유기물이 산화환원 반응을 통해 이산화탄소와 물이 생성될 때 에너지를 얻는 과정으로 요약할 수 있다. 그리고 이 때 생기는 에너지는 ATP라고 하는 물질의 양으로 나타낼 수 있다. 1분자의 포도당이 세포호흡과정을 통해 생산할 수 있는 에너지는 약 32ATP에 달한다. 그리고 세포호흡과정 중 해당과정을 제외한 나머지는 산소가 있는 조건에서만 일어난다. 


1) 해당과정

해당과정은 세포질에서 일어나며 한 분자의 포도당(C6)이 두 분자의 피루브산(C3)으로 분해될 때 2 분자의 ATP와 2 분자의 NADH가 생성되는 과정을 말한다. 해당과정은 일련의 연속적인 효소반응을 통해 일어나는데 ATP를 중심으로 전반부에 ATP를 소모하는 ATP 소모 단계(-2ATP)와 후반부에 ATP를 생성하는 ATP 생성 단계(+4ATP)로 구분할 수 있다. 따라서 해당과정의 총 ATP 생성은 2ATP가 된다. 해당과정에서 생성되는 ATP는 기질에 붙어있는 인산기(Pi)가 ADP에 결합되면서 생성되기 때문에 기질 수준 인산화라고 하며 전자전달계에 의한 산화적 인산화와 구분된다. 

해당과정에서는 에너지 물질인 ATP 뿐만 아니라 전자전달 물질로 NADH가 생성되는데 이 물질은 이후에 산화적 인산화 과정에서 전자를 제공하는 물질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ATP 생성에 있어서도 다른 전자전달 물질인 FADH2 보다 더 효율이 좋다 (NADH는 분자당 2.5ATP를 생성, 반면 FADH2는 분자당 1.5 ATP 생성). 


2) TCA 회로

해당과정에서 생성된 피루브산은 세포질에서 미토콘드리아 내막을 통해 미토콘드리아의 기질로 들어간다. 피루브산(C3)은 탈탄산효소의 작용으로 1분자의 이산화탄소가 방출되고 CoenzymeA(CoA)와 결합하여 아세틸 CoA(C2)를 형성한다. 이 과정에서 탈수소효소의 작용으로 1분자의 NADH가 생성된다. 피루브산이 산화되어 아세틸CoA가 되는 과정을 피루브산의 산화라고 한다. 

아세틸CoA는 TCA 회로를 구성하는 물질 중 하나인 옥살아세트산(C4)과 결합하여 시트르산(C6)을 만들며 TCA 회로가 진행되도록 한다. 시트르산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아세틸CoA의 CoA는 떨어져 나간다. TCA 회로에서 시트르산은 일련의 산화환원반응을 거쳐 다시 옥살아세트산이 되는데 이 과정에서 1분자의 ATP와 3분자의 NADH, 그리고 1분자의 FADH2가 생성된다. 정리하면 미토콘드리아 내막으로 들어온 1분자의 피루브산으로부터 총 1 ATP, 4 NADH, 그리고 1 FADH2 가 생성되며, 해당과정에서 생성된 피루브산은 2 분자이므로 총 2 ATP, 8 NADH, 그리고 2 FADH2 가 생성된다. 이 과정에서 유기물은 이산화탄소로 전부 산화되었다고 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산소로부터 이산화탄소가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고 유기물로부터 이산화탄소가 생성되는 것을 알 수 있다.


3) 산화적 인산화

해당과정과 TCA 회로에서 만들어진 전자전달 물질들(NADH, FADH2)은 미토콘드리아 내막에 위치한 전자전달계로 전자를 제공해주는 역할을 한다. 전자전달계는 여러 개의 전자운반체로 이루어져 있다. 전자전달 물질들이 산화되면서 발생하는 에너지는 미토콘드리아 기질(내막 안쪽 부위)에 있는 수소이온 (H+,proton)을 막 사이 공간으로 전자운반체를 통해 배출시키는 데 사용된다. 이 때 기질의 수소이온 농도가 막 사이 공간의 농도보다 낮기 때문에 능동수송(에너지 소모)을 통해 배출한다. 결과적으로 이런 능동수송을 통해 막 사이 공간은 높은 수소이온 농도가 형성되고 기질은 낮은 수소이온 농도를 유지하게 되는데, 미토콘드리아 내막에 위치한 ATP 합성효소는 기질과 막 사이 공간 사이에 수소이온 농도차를 이용하여 ATP를 합성한다. 막 사이 공간의 수소이온은 ATP 합성효소를 통해 기질로 확산된다. 이 현상을 화학 삼투라 하며 이 과정에서 ATP가 생성된다. 확산과 삼투는 서로 상반되는 용어이지만 수소이온의 농도가 높은 쪽에서 낮은 쪽으로 이동했기 때문에 확산이라 할 수 있으며, 동시에 수소이온은 용질이라기보다는 오히려 용매에 해당하는 물(H2O) 보다 더 작고, 용매와 용질이 함께 이동할 수 있는 확산과는 달리 수소이온만 이동하기 때문에 반투과성의 특징을 가지므로 삼투라고 말할 수도 있다. 결과적으로 수소이온의 화학 삼투 현상의 힘으로 ATP를 합성하게 된다.

한편, 전자전달계의 전자운반체들은 전자전달 물질들로부터 전자를 받아 인접한 다른 전자운반체로 전자를 전달하는데 이 때 최종적으로 전자를 받아 환원되는 물질이 바로 산소이다. 산소는 이 과정에서 전자와 함께 다른 수소이온과 만나 물로 환원된다. 결국 전자전달계의 최종 전자 수용체의 역할을 하는 것이 산소이며, 이렇게 산소가 있어야지만 세포호흡과정이 완료될 수 있다. 


  물질대사 과정에서 고분자 물질이 저분자 물질로 분해되는 과정에서는 에너지가 발생하는데, 포도당의 경우 약 34%가 ATP를 합성하는 데 사용되고, 나머지 66%는 열의 형태로 배출된다. 포도당 1몰이 이산화탄소와 물로 완전히 분해되면 686kcal의 에너지가 방출되는데, 세포호흡을 통해 만들어지는 총 ATP는 약 32몰이다. 1몰의 ADP가 ATP를 합성할 때 필요한 에너지가 약 7.3 kcal이므로 포도당의 에너지 효율을 계산하면 대략 34%가 나오는 것을 알 수 있다.  






  호흡은 흔히 생명을 유지하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활동이라고 한다. 그래서 호흡과정에서 우리 몸에 필요한 것은 산소라고 알고 있는데, 산소가 필요한 더욱 근본적인 이유는 에너지를 생산하기 위한 것이고, 산소가 없으면 미토콘드리아에서 대량의 에너지를 생산할 수가 없게 된다. 숨을 쉬는 것은 결국 우리 몸이 필요로 하는 에너지를 만드는 과정에서 나타난 결과이며 호흡의 진짜 목표는 에너지를 얻는 것이라 하겠다. 오늘도 숨을 쉬며 살아가는 모든 생명체들은 영양성분들을 포도당으로 분해한 후, 세포가 에너지를 얻을 수 있도록 세포호흡을 통해 에너지를 얻고 있다. 





Photo by Olia Nayda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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