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어를 배우는 건 외국인과 친구가 되기 위함이다
"Would you be my friend?"
하고 싶은 첫 마디는 영어를 잘 하지 못해도 누구나 할 수 있는 말이다. 어떤 말이든 한 마디 정도는 외울 수 있으니까 꼭 공부를 많이 할 필요는 없다. 중요한 건 그 이후에 이어질 수많은 대화들일 것이다. 나는 다른 나라의 말을 배우는 목적 가운데 하나는 그 말을 하는 사람과 친구가 되기 위해서라고 생각한다. 친구의 범위는 얼마든지 넓게 확장될 수 있는데 성별, 나이, 직업과 같은 것들을 초월하여 친구가 될 수 있다고 믿는다. 서로 우정을 나눌 수만 있다면 누구와도 친구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우정에 대해 아주 멋진 말을 남긴 사람이 있다. 그 사람의 이름은 샤를 드 몽테스키외 라고 하는데, 17세기와 18세기를 살았던 프랑스의 사상가이다. 그는 정치학을 조금이라도 공부한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알만한 사람이고, 삼권분립을 최초로 이야기한 사람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가 살던 시대가 '태양왕' 루이 14세의 통치기간과 겹치는 것을 생각하면 삼권분립은 그야말로 파격적인 생각이 아닐 수 없다. 루이 14세가 누구던가, '짐이 곧 국가다' 라고 말했던 인물이다. 그래서 그의 필생의 역작이라고 할 수 있는 '법의 정신'은 세상에 나오자마자 '금서'로 지정되었다. 그는 권력은 한쪽에 집중되는 순간 남용이 이루어짐을 꿰뚫어 보았고, 권력의 분산만이 법 앞에서의 평등을 이룰 수 있는 것으로 보았다. 그는 평소 굉장히 사교적이어서 어느 나라, 어느 도시를 가든지 그 곳의 정치인들과 사귐을 가졌다고 한다. 그가 정의하는 우정은 무엇이었는지 그가 남긴 말을 통해 알아보면 좋을 것 같다.
Friendship is an arrangement by which we undertake to exchange small favors for big ones.
arrangement : 1. 준비, 마련 2. 합의/협의
undertake : 1. 착수하다 2. 약속하다
favor : 호의, 친절
by which 는 전치사+관계사 형태로 앞에 있는 an arrangement를 수식한다.
"우정은 우리가 더 큰 뜻을 위해 작은 호의를 교환하는 것을 약속하는 합의이다"
우정은 결코 한쪽으로만 흐르는 것이 아니다. 동등한 관계에서 작은 호의들의 교환이 이루어져야 한다. 그렇게 작은 호의와 친절을 주고 받으면서 더 깊은 우정을 쌓을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마도 몽테스키외는 여러 문화권의 사람들과 교류하면서 우정에 대한 가치관을 갖게 되지 않았을까 추측해본다. 사랑은 두 사람의 관계 가운데서 어느 한쪽이 다른쪽보다 더 많이 사랑할 수도 있지만 우정은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양쪽의 균형이 한쪽으로 기우는 순간 그 우정은 더 크게, 더 오래 지속되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래서 나는 우정에 대해 이렇게 정의한다.
"A friendship should be balanced to last relationship"
우정은 관계를 지속하기 위해 균형을 맞춰야 한다. (좋은 표현 알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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