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간식의 호기심

두쫀쿠 앞의 늘어선 긴 대기줄을 바라보며

by 현월안




지난 연말부터 두바이쫀득쿠키, 줄여서 두쫀쿠라는 낯선 간식이 사람들 시선을 바꾸어 놓았다. 백화점 식품관 한쪽에서 유독 길게 늘어진 줄은 단번에 호기심을 자극했다. 그 줄에 서 있는 사람들의 표정에는 조급함보다 묘한 설렘이 보였다. 추위를 견디며 기다리는 시간조차 경험의 일부라는 듯, 모두가 조용히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다. 나 역시 그 줄의 일부가 되어 멋쩍음과 호기심으로 기다렸다. 대체 무엇이 그 작은 쿠키 하나에 사람들을 열광하게 만드는 걸까.



30분 남짓의 기다림 끝에 손에 쥔 두쫀쿠 첫인상은 그리 화려하지 않았다. 짙은 밤색의 표면, 특별할 것 없는 크기와 형태. 그러나 한 입 베어 무는 순간, 맛이나 향보다 먼저 다가온 것은 식감이었다. 입안에서 혀가 동시에 반응하며 감각을 일깨우는 촉각의 경험. 겉은 찹쌀떡처럼 쫀득하고, 속은 모래처럼 거칠면서도 바삭하다. 서로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질감이 입안에서 섞이며 예상 밖의 맛이었다. 두쫀쿠의 매력은 바로 그 낯선 조합, 씹는 행위의 호기심이 아닐까 싶다.



흔히 맛을 단맛, 짠맛, 쓴맛 같은 대표적인 말로 설명하지만, 사실 음식의 만족은 훨씬 더 입체적이다. 씹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저항과 탄성, 그 미묘한 차이가 기억을 만든다. 두쫀쿠가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이유는, 단순히 맛있어서가 아니라 열심히 씹어야만 얻을 수 있는 즐거움이 있기 때문이다. 쉽게 녹아 사라지는 달콤함이 아니라, 시간을 들여야 비로소 완성되는 만족감. 그 점에서 두쫀쿠는 사람들의 속도에 역행하는 작은 제안처럼 느껴진다.



유독 한국인은 쫀득함에 애정이 있다. 좋은 날에 나누어 먹던 떡의 기억, 손으로 주무르고 치대며 완성하던 음식의 감각이 미각 안에 남아 있다. 떡볶이가 세계로 퍼져 나가며 K푸드의 상징이 되었지만, 떡을 처음 접한 외국인들이 그 식감을 낯설어하는 모습은 인상적이다. 쫀득함은 설탕처럼 즉각적인 쾌락을 주지 않는다. 대신 천천히, 반복적으로 씹어야 비로소 몸에 스며든다. 익숙해지기까지 시간이 필요하고, 그만큼 기다림을 요구하는 식감이다.



국내에서 유행하는 베이글은 원조라 불리는 다른 나라의 베이글보다 유독 찰기가 강하다. 반죽을 더 치대고, 탄성을 높이는 재료를 더해 한국인의 입맛에 맞게 만들어 낸 것이다. 한국인은 입안에서 오래 머무는 무언가를 좋아한다. 쉽게 무너지지 않고, 끝까지 형태를 유지하는 질감에서 묘한 쾌감을 느낀다. 쫀득함은 부드러움과 다르다. 그것은 적극적인 식감이고 씹는 사람의 시간을 요구하는 감각이다.



두쫀쿠 앞에 늘어선 긴 대기줄을 바라보며, 추위 속에서 몇 시간을 기다리더라도 기어코 손에 넣고, 서둘러 삼키지 않고 천천히 입에 넣고 즐기는 사람들. 그 모습에는 한국인이 삶의 근성이 겹쳐 보인다. 결과만을 빠르게 소비하기보다, 과정 속의 긴장과 시간을 견디며 끝까지 밀고 나가는 방식.



종종 인생이 너무 질기다고, 좀 더 부드러웠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하지만 돌아보면 기억에 남는 순간들은 대부분 단단하고 질긴 시간이었다. 노력과 기다림, 반복과 인내가 쌓여 만들어진 경험들. 두쫀쿠의 쫀득한 겉과 바삭한 속처럼, 삶 역시 서로 다른 질감이 겹쳐 있다. 부드러움만으로는 남지 않고, 거칠기만으로는 견디기 어려운 것이 삶인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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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줄 끝에서 손에 쥔 작은 쿠키 하나가 이렇게 많은 이야기를 건넨다. 쫀득함을 좋아하는 취향은 단순한 미각의 문제라기보다, 시간을 들이려는 선택일지도 모른다. 긴 시간을 끝까지 기다려서 손에 넣는 사람들. 아마도 누군가는 입안에서 또 하나의 쫀득하고 바삭한 기억이 만들어지고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