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매 순간 기적이고 감사다
모임에서 우리말 중에서 아름다운 단어를 골라서 부연 설명을 10분간 말해야 하는 게임을 했다. 나는 주저 없이 '감사하다'를 선택하고 말을 이어갔다. 매번 즉흥적으로 하는 게임이고 글을 쓰는 작가들이라서 즉석에서 말로 이어가기가 쉽지는 않다. '감사하다'를 가지고 차근히 말을 붙여갔다. 이 단어는 마음을 따뜻하게 데워주는 언어다. 남이 베풀어준 호의나 도움에 대하여 마음이 흐뭇하고 고마운 마음을 가진 깊은 의미다. 그 안에는 사람이 지닌 귀한 정서와, 상대를 향한 긍정이 담겨 있다.
세상을 살다 보면 고마움을 느낄 일이 얼마나 많은가. 그러나 그것을 느끼면서도 자주 표현하지 않는다. 어쩌면 가족에게는 사랑한다는 말과 고마워라는 말을 더 적게 건네며, 친구나 동료에게도 감사의 표현을 머뭇거리곤 한다. 하지만 '고맙고 감사하다'는 말은 듣는 이의 마음을 어루만지고, 하는 이의 마음을 맑게 해 준다. 한마디의 감사가 하루의 기분을 바꾸어놓을 수도 있다.
언젠가부터 짧은 메시지에도 '고마워요' '감사감사'를 붙이는 습관이 생겼다. 그 작은 표현이 사람과 사람 사이를 부드럽게 이어주는 연결이기 때문이다. 마음이 완전하지 않아도 괜찮다. 진심이 조금 덜 실려 있더라도, 누군가에게 고맙고 감사하다는 말을 듣는 순간 세상은 잠시나마 따뜻해진다.
'쥘 르나르'의 '아침기도'에는 이런 문장이 있다.
'눈이 보인다, 귀가 즐겁다, 몸이 움직인다, 기분도 괜찮다, 고맙다, 인생은 참 아름답다.'
그렇다. 눈이 떠지고, 귀가 들리고, 숨이 오가는 일상은 얼마나 큰 은총인가. '데살로니가전서'의 말씀처럼 '항상 기뻐하고, 쉬지 말고 기도하며, 범사에 감사하라'는 구절은 인간 본질을 꿰뚫는다. 그러므로 살아 있는 한, 감사해야 할 이유로 둘러싸여 있다.
행복의 깊이는 감사의 깊이에 달려 있듯이 감사할 줄 아는 이는 어떤 상황에서도 행복으로 이어진다. 감사하는 마음에는 실망의 씨가 자랄 수 없듯이 감사는 마음을 단단하게 만들어주는 뿌리이고, 불안과 두려움을 이겨내게 하는 강한 힘이 된다.
아침에 눈을 뜬 순간부터 사실 감사다. 공기가 내 폐 속으로 들어오는 것, 따뜻한 물이 손끝에 닿는 것, 가족의 목소리가 들리는 것... 모두 감사의 이유다. 그렇게 하루를 시작하면 하루가 행복이다. 감사는 행복한 마음의 근육이고 그러면 세상은 좀 더 부드럽고 따뜻해질 것이다.
잠들기 전 조용히 기도하며 '고맙다, 감사하다'를 마음속으로 되뇌곤 한다. 그때마다 내 안의 불안과 피로가 조금씩 녹아내린다. 감사의 언어가 내 심장을 두드리면, 삶의 방향이 부드럽게 정리된다. 감사는 마음의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해 주는 내 안의 따뜻함이다.
감사는 나로부터 시작된다. 지금의 나를 이만큼 지탱해 준 것에 감사고, 수없이 흔들리면서도 무너지지 않은 것에게, 끝끝내 포기하지 않은 마음결에게 감사다. 고맙다고 말해야 되는 일이 생각보다 많다. 나를 지탱하는 것은 외부의 우연한 도움이 있고 그리고 내 안의 단단한 감사의 힘이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감사할 일은 더 많아진다. 별 탈 없이 자라준 자식들이 고맙고, 아침마다 통증 없이 걸을 수 있어서 감사하다. 무사히 하루를 시작하고, 저녁이면 글을 쓸 수 있는 마음의 여유가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축복인가. 젊은 날에는 당연하다고 여겼던 일들이 세월을 지나 보니 모든 것이 기적이다. 숨 쉬는 일, 웃는 일, 글을 쓰는 일, 그 모든 게 감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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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완벽해야 아름다운 것이 아니다. 불완전한 날들 속에서 여전히 감사할 이유를 찾을 수 있을 때, 삶은 이미 완성된 것이다. 고맙다는 한마디는 삶의 작은 기적이고, 감사는 존재하는 이유를 밝혀주는 힘이다.
오늘도 조용히 되뇐다. 삶은 매 순간 기적이고 감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