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각은 내가 주인 일 때 나를 지탱한다

내 정신을 바로 두는 일은 쉽지 않다

by 현월안




유튜브에 한참 시간을 뺏기다 보면 종종 이런 생각이 든다. 지금 무엇을 보고 있는 걸까, 무엇에 붙잡혀 있는 걸까 라는 생각이 든다. 손가락 하나로 가십거리가 끝없이 펼쳐진다. 처음엔 가벼운 호기심이었고, 잠깐의 휴식이다. 그러나 알고리즘은 잠깐을 허락하지 않는다. 하나를 보면 다음이 자동으로 이어지고, 다음은 또 다른 다음을 불러온다. 그렇게 흘러간 시간의 끝에서 남는 것은 피로이고 정보라기보다 혼란일 때가 많다. 알지 않아도 될 이야기까지 알게 되고, 굳이 품지 않아도 될 감정까지 끌어안게 된다.



얼마 전, 동네 마을버스를 기다리다 정거장 옆 난방쉼터에 들어갔다. 추위를 피해 들어선 작은 공간 안에서, 나이 드신 어르신 몇 분이 각자의 스마트폰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그런데 그 풍경이 묘하게 낯설었다. 한쪽에서는 정부와 여당을 향한 격한 욕설이 흘러나왔고, 또 한쪽에서는 야당을 향한 비난과 조롱이 쩌렁쩌렁 울렸다. 마치 보이지 않는 링 위에서 유튜브가 대신 싸우는 대리전 같았다. 볼륨은 점점 커졌고, 말은 점점 거칠어졌다. 진실처럼 들리지만 출처를 알 수 없는 이야기들이 아무렇지 않게 쏟아졌다. 그러다 내가 먼저 자리를 떠날 수밖에 없었다.



버스를 기다리는 잠깐의 시간마저 유튜브의 공기로 채워지는 시간이고, 피로가 고스란히 느껴졌다. 유튜브를 비롯한 소셜미디어는 이슈가 빠르게 확산되는 길을 알고 있고, 그 길을 집요하게 넓혀가고 있다. 클릭을 부르는 감정과, 그 시간을 늘리는 자극이 우선이 되는 구조 속에서 생각은 조금씩 누군가에게 빼앗기고 쉽게 날카로워진다.



그래서 요즘 지금 이 생각은 내 생각인가, 아니면 누군가가 건네준 생각인가. 자주 확인하는 습관이 생겼다.생각을 지킨다는 것은 정신을 똑바로 두고 살아가는 일이다. 무엇을 볼지, 무엇을 보지 않을지 선택하는 일. 어떤 말에 머물고, 어떤 말에서 물러설지 결정하는 일. 그것은 내 삶의 리듬을 내가 정하는 문제다. 알고리즘은 빠르고 편리하지만, 그 편리함 속에서 너무 쉽게 방향을 잃는다. 흘러가는 대로 두면 생각은 점점 얕아지고 내 생각은 없을 것이다.



요즘처럼 볼거리가 넘쳐나는 시대에, 시간을 내어 책을 읽는 것은 어쩌면 가장 느리고 가장 단단한 저항일지도 모른다. 책은 자극하지 않고 기다리게 한다. 한 문장을 곱씹게 하고 생각 안에 오래 머물게 한다. 책 속의 사유는 소리를 높이지 않고, 상대를 모욕하지도 않는다. 그저 조용히 질문을 건넨다. 그래서 생각의 주인으로 돌아온다.



내 생각은 내가 주인일 때 나를 지탱한다. 누구의 분노에도 누구의 조롱에도 알고리즘에도 쉽게 휩쓸리지 않는 마음. 그것은 내가 선택한 거리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의지다. 모든 것을 보지 않아도 괜찮고, 모든 것에 반응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의지. 그 여백에서 생각은 깊어지고 삶은 조금 더 조용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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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세상에서 정신을 바로 두는 일은 쉽지 않다. 그러나 그 어려움을 감수할 때만 시간의 주인이 되고, 생각의 주인이 된다. 오늘도 수많은 영상과 말들이 나를 부른다. 그 부름 앞에서 잠시 멈추어 선다. 무엇을 들을지, 무엇을 내려놓을지. 그렇게 지켜낸 작은 선택들이 모여, '나'라는 사람의 방향을 만든다고 믿으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