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준환의 시간

차준환은 미련 없이 후회 없이 쏟아부었다고

by 현월안



요즘 동계 올림픽이 한창이다. 많은 올림픽 종목 중에서도 피겨종목은 예술이다. 빙판 위에서 보여주는 예술작품이다. 단 몇 분 안에 아름답고 우아하게 또 절제 있게 선보인다. 요즘 동계올림픽 경기장에서 그 죽을힘을 다해서 꺼내 놓는 압축의 순간을 보게 된다.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의 간판, 차준환 선수는 또 한 번 한국 남자 피겨의 역사를 새로 썼다. 최고 성적을 경신했지만, 종목 최초의 메달에는 닿지 못했다. 결과는 4위. 숫자는 다소 아쉽지만 그 숫자 뒤에는 쉽게 헤아릴 수 없는 그의 시간이 들어있다.



그는 미련과 후회 없이 쏟아부었다고. 그 말은 흔한 소감처럼 들릴 수도 있다. 그러나 빙판에서의 그의 호흡, 프리 연기는 예술이었다. 경기를 마치고 인터뷰에서 이제는 숨 쉴 시간을 주고 싶다는 고백을 떠올리면 그 말은 가볍지 않다. 다 쏟았다는 말, 그리고 잠시 쉬고 싶다는 말. 그것은 인간이 감당할 수 있는 한계를 정직하게 인정하는 순간이다.



프리 주제곡 '광인을 위한 발라드'였다. 광기와 절제가 교차하는 음악 위에서 그는 첫 쿼드러플 살코를 깔끔히 성공시켰다. 그러나 두 번째 점프, 쿼드러플 토루프에서 넘어졌다. 이후의 연기는 큰 흔들림 없이 마쳤다. 하지만 그 한 번의 넘어짐이 메달의 주인을 바꿔놓았다.



흔히 결과로 모든 걸 평가할 때가 있다. 하지만 결과만으로 판단하기에는 너무 복잡하다. 넘어짐은 실패와 도전의 흔적이기 때문이다. 넘어질 위험이 없는 곳에서는 새로운 경지가 열리지 않는다. 빙판 위에서의 쿼드는 그 상징이다. 안전한 선택만으로는 감동을 주는 예술에 닿을 수 없다.



그는 생애 세 번째 올림픽이었다. 그 시간 동안 그는 반복적으로 몸을 길들이고 마음을 단련했을 것이다. 반복은 예술을 완성으로 바꾸는 고귀한 시간이다. 수천번 수만 번 같은 행동을 했을 것이다. 그래서 그는 말했다. '험난한 4년의 여정을 마친 제게 숨 쉴 시간을 주고 싶다"라고 그 말에는 그만의 진한 철학이 들어 있다.



삶에서 죽을힘을 다한다는 말을 종종 한다. 그것은 무모함처럼 보이지만 죽을힘을 다한다는 것은 자신이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를 정직하게 시험하는 시간이다. 죽을힘을 다해야 올림픽에 도전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차준환은 집요함과 절제의 균형을 한 마리의 학처럼 고고하고 아름답게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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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늘 간발의 차로 명암이 갈린다. 그러나 그 차이를 만든 것은 수없이 반복된 시간의 축적이다. 차준환은 그 축적의 시간을 한 마리 예술 작품으로 사뿐히 날아올랐다. 죽을힘을 다해 보낸 시간들, 그리고 그 끝에서 숨을 고를 줄 아는 성숙함을. 그가 다시 빙판에 설 때, 또 난 그렇게 응원할 것이다. 그가 쓰는 무수한 시간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