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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현월안 Jan 22. 2024

한겨울 빗소리

비 맞는 세상이 소란한 것



한겨울에 굵은 

비가 내린다.

빗소리가 새롭다

자세히 듣지 않아도

빗소리는 알 수 있다.


점심때가 되어

사무실 건물에서

우르르

쏟아져 나온 사람들,

비를 피해서

옷이 젖을까 봐

빠른 걸음으로

식당 안으로 들어간.


겨울 빗줄기 치고는

제법 세차게 내린다.

굵은 빗소리를 들으며

점심을 먹는다.


시원하게 난 창으로

투명하게 둘러싸여

밖을 보며

평화롭고 여유 있다.


세차게 뿌려대는

빗방울들이 유리창 안에 든

사람들을 들여다본다.


빗방울이 바람을 만나

소용돌이가 되어

미쳐 날뛰 듯

시끄럽다.

비가

유리창 안에 고요함을

어찌 알겠.


겨울에 줄기차게

뽑아내는 빗소리라니.


오늘밤 여유 있게

잠들 수 있는 것은

빗속의 낭패를 모면한

작은 행운이라서


아직도 비가 온다.


지금도 들리는 저 빗소리

비는 소리가 없다

그런데

사람들은 내리는 비를

소란하다고 한다.


그건

비 맞는 세상이

내는 소리라서 그런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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