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울에 굵은
비가 내린다.
빗소리가 새롭다
자세히 듣지 않아도
빗소리는 알 수 있다.
점심때가 되어
사무실 건물에서
우르르
쏟아져 나온 사람들,
비를 피해서
옷이 젖을까 봐
빠른 걸음으로
식당 안으로 들어간다.
겨울 빗줄기 치고는
제법 세차게 내린다.
굵은 빗소리를 들으며
점심을 먹는다.
시원하게 난 창으로
투명하게 둘러싸여
밖을 보며
평화롭고 여유 있다.
세차게 뿌려대는
빗방울들이 유리창 안에 든
사람들을 들여다본다.
빗방울이 바람을 만나
소용돌이가 되어
미쳐 날뛰 듯
시끄럽다.
비가
유리창 안에 고요함을
어찌 알겠는가.
한겨울에 줄기차게
뽑아내는 빗소리라니.
오늘밤 여유 있게
잠들 수 있는 것은
빗속의 낭패를 모면한
작은 행운이라서
아직도 비가 온다.
지금도 들리는 저 빗소리
비는 소리가 없다
그런데
사람들은 내리는 비를
소란하다고 한다.
그건
비 맞는 세상이
내는 소리라서 그런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