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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현월안 Jan 16. 2024

엄마의 마지막 꽃신

엄마의 흔적



잔잔하게 다가오는

익숙흔적들

발길 따라 걷다 보면

어느덧 당신이 뿌려놓은 

향기가 솔솔


엄마가

예쁜 꽃신 한 켤레


힘들고 고단한 삶을

여기까지 끌고 음을

꽃신이 멈춘 자리에

엄마의 걸음걸음이

멈추었다.


얼마나 많은 세월이

그 속에 담겼던지

납작해진 뒷굽이 애달프.


그 신을 신고

마지막엔

심하게

기우뚱거리 않았을까.


밑 모를 우물 속에

던져진 돌이

바닥에 가서 닿는 소리만큼,

생이 끝나는 순간에야

듣고

소스라쳤을 것이다.


삶의 노고는

수만리 길이었다.

그 길을 걷느라고

힘이 들어도

허리 한번

고쳐 세우지 않았다.


어느새


한달음에

꽃신을 신은채

다다랐을 줄이야.


떠들썩하게 분주했을

사대부 종부의 발길이,

꽃신 한 켤레에

진하게 녹아있는 ,

시리도록 잔상이 .


꽃신을 신고 바삐 내딛던

질펀한 삶의 냄새 같은 것이,

엄마를 품고 있던 온기처럼, 

한 움큼 남겨있다가

후루룩 날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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