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한 감정에 걸려 넘어질 때
사소한 감정에 걸려서 소중한 것이 안 보일 때
by
현월안
Jan 31.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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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사람들의 이야기가 시들할 때
책을 읽으면 그 속에 있는
문장들이 내 안으로 확 들어올 때가 있다
.
내 마음이 충분히 담겨서 정신없이 빠져들 때가 있다
.
순간의 힘을 너무 주고 읽게 되면 허기가 지고 그럴 때 책을 읽다 말고 초콜릿 한쪽을
찾게
된다.
초콜릿의 달콤함을 음미한다.
그런데
책에 빠져들다가도 잔잔하게
긴
한숨 그러고는
순간 멈춤을
하고 있다
.
한 여인이 주말 내내 마음에 걸렸다
.
모임에서 그녀는 흘리듯 쏟아내는 이야기 속에, 내게 서운해하는 느낌을 주어서 나도 덩달아 서운해졌다
.
그렇다고 서운한 것이 무어냐고 세세하게
따져 묻기도 뭣하고 시간이 지났다
.
이틀정도 불편한 마음이었다
.
약간의 뒷맛이 쌉싸름한 것처럼 개운하지 않은 정도랄까
.
왜 내게 서운했을까 하고 복기를 해보아도
딱히 잡히질 않는다. 아마도 무엇인가 원인은 있었을 것이다.
그것이 오해이든 아니든 말이다 잔잔하게 불편한 마음이 가시질 않았다
.
마음을 꾹 누르고 또다시 소설 속에 빠져들었다
.
소설 속에는
내 마음을
위로를 주듯, 포근한 마음이기도
하다가 이내 무언가 개운하지 않은 마음이 일렁인다.
아주 오래전 글을 쓰는 모임에서 그녀를 만났고 아이들 키우면서 나눈 수많은 이야기들이 그 속에 들어있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인간관계의 한 단면으로 송두리째 인연을 저버리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다.
글을 쓰며 만났던 지난 시간들이 소중하게
느껴지고,
글 쓰는 사람 중에서 글을 잘 써서 함께 공부했던 사람들의 부러움이기도 했을 만큼 재능을
가진 사람이다.
그리고 생각의 깊이 남달라서
오랜 시간 함께하면서 쉽게 한번 언쟁도 없었고,
제법
잘 맞는 성향이어서
그래서 더
저버릴 수 없고, 잠시 서로가 마음이 상했더라도 아무것도 아닐 수 있다는
믿음이 있다.
그녀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싶고, 그녀도 다르지 않다는 것을 믿고 있다.
오해가 있고부터 며칠 뒤 문자를 했다
.
평소에 잘 쓰지 않던 이모티콘 써가며 친근하게
안부를 물었다. 바로 회신이 온 걸 보면 우리는 서로에게 받았던 마음을 이미 상기하고 있었다.
'오해가 있었냐고 내가 그런 마음이 아닌데...'라며
서로에게 따져 묻지 않아도 또다시 다른 얘기할 수 있다는 것은, 단단하게 뿌리내린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
그렇게 우리는 오해고 뭐고 아무 일 없었던 처럼 원위치로 돌아왔다
.
아마도 이 세상에는 타인과의 관계라는 것은 한결같은 마음이란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마음이라는 것은 변하기 마련이고 서로가 언제라도 토닥거리게 되고 이견이 있을 수 있다.
모든 사람들은 안다. 사람들이 좋아하는 이야기를, 그리고 듣고 싶어 하는 말이 무엇인지를 알고 있다.
하지만 원하는 이야기만을 할 수 없다는 것도 대부분
사람들이 알고 있다. 원하는 것과 그렇지 않을 것을
구분할 수 있는 것은 또 다른 고민 꺼리다.
우린 독서토론을 서로가 주도하면서 되도록이면 성숙된, 많은 이야기를 수없이 토론했던 것 같다.
그런 이야기가 바탕이 되어서
서로에게 더 큰 믿음으로 끌어당길 때, 우리의 첫 마음처럼 흩어지지 않을 것이다
.
작은 티끌이 마음에 걸렸던 것은
아마도 수많은 사람 중에서 진심보다 더한 성숙된, 성실을 가진 사람이라서 속상해했을 것이다.
여자들의 수다 속에서 꽃 피웠던 그 소중한 인연이
어느 날 날아갈까 봐서 그랬을 것이다
.
서로 긴 시간 글을 쓰면서 대화했던 시간들이 그리 가볍지 않았을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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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그녀를 깊이 신뢰하 듯 그녀도 그렇지 않을까 싶다.
오랜 시간 우리는 서로에게 고급스러운
언어를
쓰며
,
글쓰기의 긴 트랙을
함께
달려왔다
.
앞으로는 조심히 감정이 상하지 않게 한 발짝씩 내딛을 것이다.
작은 감정으로
인해서 잘 다져온 소중함을 저버리는 일은 없을 테고, 사소한 감정에 걸려 넘어지는 일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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