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한 감정에 걸려 넘어질 때
사소한 감정에 걸려서 소중한 것이 안 보일 때
가끔 사람들의 이야기가 시들할 때
책을 읽으면 그 속에 있는
문장들이 내 안으로 확 들어올 때가 있다.
내 마음이 충분히 담겨서 정신없이 빠져들 때가 있다.
순간의 힘을 너무 주고 읽게 되면 허기가 지고 그럴 때 책을 읽다 말고 초콜릿 한쪽을 찾게 된다.
초콜릿의 달콤함을 음미한다.
그런데
책에 빠져들다가도 잔잔하게 긴 한숨 그러고는
순간 멈춤을 하고 있다.
한 여인이 주말 내내 마음에 걸렸다.
모임에서 그녀는 흘리듯 쏟아내는 이야기 속에, 내게 서운해하는 느낌을 주어서 나도 덩달아 서운해졌다. 그렇다고 서운한 것이 무어냐고 세세하게
따져 묻기도 뭣하고 시간이 지났다.
이틀정도 불편한 마음이었다.
약간의 뒷맛이 쌉싸름한 것처럼 개운하지 않은 정도랄까.
왜 내게 서운했을까 하고 복기를 해보아도 딱히 잡히질 않는다. 아마도 무엇인가 원인은 있었을 것이다.
그것이 오해이든 아니든 말이다 잔잔하게 불편한 마음이 가시질 않았다.
마음을 꾹 누르고 또다시 소설 속에 빠져들었다.
소설 속에는 내 마음을 위로를 주듯, 포근한 마음이기도 하다가 이내 무언가 개운하지 않은 마음이 일렁인다.
아주 오래전 글을 쓰는 모임에서 그녀를 만났고 아이들 키우면서 나눈 수많은 이야기들이 그 속에 들어있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인간관계의 한 단면으로 송두리째 인연을 저버리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다.
글을 쓰며 만났던 지난 시간들이 소중하게 느껴지고,
글 쓰는 사람 중에서 글을 잘 써서 함께 공부했던 사람들의 부러움이기도 했을 만큼 재능을 가진 사람이다. 그리고 생각의 깊이 남달라서
오랜 시간 함께하면서 쉽게 한번 언쟁도 없었고, 제법 잘 맞는 성향이어서 그래서 더 저버릴 수 없고, 잠시 서로가 마음이 상했더라도 아무것도 아닐 수 있다는 믿음이 있다.
그녀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싶고, 그녀도 다르지 않다는 것을 믿고 있다.
오해가 있고부터 며칠 뒤 문자를 했다.
평소에 잘 쓰지 않던 이모티콘 써가며 친근하게
안부를 물었다. 바로 회신이 온 걸 보면 우리는 서로에게 받았던 마음을 이미 상기하고 있었다.
'오해가 있었냐고 내가 그런 마음이 아닌데...'라며
서로에게 따져 묻지 않아도 또다시 다른 얘기할 수 있다는 것은, 단단하게 뿌리내린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우리는 오해고 뭐고 아무 일 없었던 처럼 원위치로 돌아왔다.
아마도 이 세상에는 타인과의 관계라는 것은 한결같은 마음이란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마음이라는 것은 변하기 마련이고 서로가 언제라도 토닥거리게 되고 이견이 있을 수 있다.
모든 사람들은 안다. 사람들이 좋아하는 이야기를, 그리고 듣고 싶어 하는 말이 무엇인지를 알고 있다.
하지만 원하는 이야기만을 할 수 없다는 것도 대부분
사람들이 알고 있다. 원하는 것과 그렇지 않을 것을
구분할 수 있는 것은 또 다른 고민 꺼리다.
우린 독서토론을 서로가 주도하면서 되도록이면 성숙된, 많은 이야기를 수없이 토론했던 것 같다.
그런 이야기가 바탕이 되어서
서로에게 더 큰 믿음으로 끌어당길 때, 우리의 첫 마음처럼 흩어지지 않을 것이다.
작은 티끌이 마음에 걸렸던 것은
아마도 수많은 사람 중에서 진심보다 더한 성숙된, 성실을 가진 사람이라서 속상해했을 것이다.
여자들의 수다 속에서 꽃 피웠던 그 소중한 인연이
어느 날 날아갈까 봐서 그랬을 것이다.
서로 긴 시간 글을 쓰면서 대화했던 시간들이 그리 가볍지 않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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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그녀를 깊이 신뢰하 듯 그녀도 그렇지 않을까 싶다.
오랜 시간 우리는 서로에게 고급스러운 언어를 쓰며, 글쓰기의 긴 트랙을 함께 달려왔다. 앞으로는 조심히 감정이 상하지 않게 한 발짝씩 내딛을 것이다.
작은 감정으로 인해서 잘 다져온 소중함을 저버리는 일은 없을 테고, 사소한 감정에 걸려 넘어지는 일은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