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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중은 어려운 일

말 한마디에 무너져 내리는 일들

by 현월안



세상을 살다 보면 성가신 일을

기꺼이 잘해 주고 싶게

만드는 인연이 있고,

마땅히 해야 할 일을 억지로

하게 만드는 인연이 있다


함께하는 이를

존중하는

그저 데면데면하게 부리려는

한마디 차이라서 그렇다


동료의 푸념 섞인 넋두리가

내 귓전에 들렸다

누군가 말 한마디가

일하기 싫게 만들었던 모양이다


사회관계에서는

상대방이 좋아하는 말이

무엇인지 대부분 알고 있다.

무엇이 듣기 좋은 이고

존중인지를


사람들은

듣기도 좋고 보기도 좋은 말을

쉽게 사용하지 않는다

존중은 더더욱 쉽지 않은 법

한 발 앞선 이가 풀어내지 않으면

세월만 지날 뿐이다


삶은 흐릿하게 보이는

먼 곳에 부표를 두고 가는 것처럼

분명한 길은 없다

어디론가 열심히 가고 있을 뿐이다

어렴풋이 그쪽을 향해

노 저어 뿐이다

누구도 대신 살 수 없는 외로운

노 젓기에 최선을 다하고

때로는 바람이, 물결이 밀어줄 거라는

아주 작은 행운이 있길 바라면서

그 길을 갈 뿐이다


때로는 닮고 싶지 않은 누군가의

모습에서 멀어지도록,

행운이 있다면 닮고 싶은

누군가의 모습 쪽에

나의 쪽배를 정박할 수 있도록

아주 작은 바램 정도의

인연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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