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가 오더니 그만
홀연히 그 님이 떠나갑니다
남쪽에서 불어오는 바람 때문일까
탱탱하게 물오른 꽃가지에
돌아선 어깨가 잠시 흔들리더니
그리움만 남겨두고
그 꽃이 집니다.
어쩌지 못하고 떨궈내는
눈물이 그만
아쉬움과 뒤섞여 우수수 떨어집니다
꽃의 향기는 아직 남아 있는데
돌아서는 그의 발길이
아직 가지 끝에 걸린
나의 마음 같아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그곳을 서성입니다.
꽃 진 가지 너머
장백해진 널따란 하늘이
아무도 모르게
물오른 가지에
손 내미는 것을
눈치채지 못했던 것이지요
아직
마음에 있는 고운 님
잠깐 만난 귀한 님
그 시간이 찰나 같아서
아쉬움에 그만 뒤를 돌아다봅니다
닿을 듯 스치듯
애달픔이
더 아쉬울 뿐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