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쓰는 사람들과 가끔
느릿하게 여행을 한다
여행지에서 만난 사람들의 표정은
세상을 다 가진 듯 행복한 얼굴이다
기차 안에서 숙소에서 스치듯
만나고 헤어진다
흐르는 시간도 흐르는 풍경도
여행이라서 그러려니 한다
남해로 향하는 기차 안에서 만났던
사람들을 숙소에서 다시 만났다
여자들 특유의 반가움의 표현들
우연이 여러 번 겹친다
숙소 공용공간에서 마주하는
시간들은 이미 수십 년 알았던
시간처럼 꺼내 놓는다
사람과 사람의 당기는 힘은 대단하다
다음날이면 서로의 여행지로 떠난다
여행자들이기에
헤어지는 것이야 괜찮다
우리 멤버들은 다음 여행지로
길을 나섰다
밖에는 봄 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있다
기차에서 숙소에서 인연이 아쉬웠던지
여인하나가 3층 창문을 열고 소리친다
그러더니 잠깐만 기다리라는 친근한 소리
집에서 구워 온 쿠키라며
많이도 쥐어준다
우리를 향해 한참 손을 흔든다
여인은 왜 그렇게 정을 냈을까?
그 여인이 기억에 남는다
여행에서 만나고 헤어지는 일은
멀어지지만 괜찮을 것이다
어디선가 또 다른 형태로
만나질 테니까
여행을 떠난다는 것은
환경이 다른 그곳의 풍경과 분위기에
매료되고 위안을 받는다
그리고 스치듯 기억되는 사람들이 있다
여행이란
가슴에 진한 장면 하나쯤
간직하는 것
그리고 사람에게만 풍기는
진한 향기가 버무려지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