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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현월안 Mar 19. 2024

책을 읽으면 얼마나 얻어지는 걸까

"다독은 인간의 정신에서 탄력을 빼앗는 자해다"라는



    몇 개의 독서 토론 모임을 가지고 있다.

여러 사람이 모여서 한 가지 책을

깊이 파해쳐 보고 한 발짝 더 나가서 각색을  보고

상상의 나래를 펼친다. 토론과 하는 걸 좋아하고

대부분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다.

그곳에 모인 사람들은 그 시간을 참 행복해한다.



    지난 시간에는 어떤 이가 해에 500권을 읽는다고

자랑스럽게 얘기를 했다.

감탄과 찬사의 눈빛을 은근히 기대하면서 말이다.

그 말을 듣고 바른말을 잘하는 이가

최대한 예의를 가진 말투로

"정말 대단하세요~" 한다.

그리고는 심술이 발동했는지

"그게 가능한 일이에요?"

제차 묻는다.

"어찌 그 많은 책을 읽을 수 있을까요?"

잠시 휴식시간일 때 바른말 잘하는 이가

쬐그마게 궁시렁거리며 흘리듯 얘기한다.

"그런 건 집에서 일기에나 쓰는 일 아닌가?"

다들 500권이라는 것에 화들짝 놀랐던 것. 말을 하지 않았지만 몇몇은 서로 눈빛으로

"그건 가능한 일이 아니야"라고 

몰아가는 분위기였다. 질투가 났던지

그곳 분위기는 잠시 술렁였다.



    아마도 비싼 가방을 고 뽐내듯이 그녀가 책을 많이 읽는다는 것을 자랑을 하고 싶어 했을 것이다. 

그녀가 거짓을 얘기하고 과하게 얘기했다고 믿고 싶지 않다. 왜냐면 토론에 열심이었고 매번 깊이 있게

속속들이 깨알 정보를 꺼내  놓았던 걸 보면

책을 많이 접한 흔적들이 보였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그녀가 툭 던지듯이 꺼내 놓은 말,

 일 년에 500권이라는 단어다들 충격을

받은 듯했다. 그런데 속독을 해서 읽으면 가능할 수도

있는 일일 것이다.



    독일의 철학자 쇼펜하우어는

"다독은 인간의 정신에서

 탄력을 빼앗는 자해다"라고 했다.

언젠가부터 그 말은 내 머릿속에 오래도록 남아 있고

지금도 고민하고 있는 말이.

그 고민을 다시 들춰내어 생각해 보았다.

아마도 압력이 너무 높아도 탄력을 잃는 것처럼, 

나 자신의 주체적인 사색 없이

책에 있는 것을 맹신해서는 안된다는

말일 것이다. 책도 타인의 생각인데 내 안에 타인의 생각이 독식을 하면 나의 생각은 무엇인가? 또 타인의

생각과 나의 것이 섞이여 적당히 영향을 받는

뭐 그 정도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정확히 경계를 구분하지는 못하지만

쇼펜하우어는 "나만의 사유 시간"을 중요하게 얘기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우리는 흔히 책을 잘 읽으려면 추천 도서 목록을

먼저 확인을 한다.  추천 도서는 꼭 읽어야 하는 것처럼 남이 읽었던 책이 나에게도 좋을 수는 없다.

나의 개성, 성격, 취향, 수준, 모든 것이 다르기

때문이다. 책은 나의 개성을 아주 잘 길들여가는 것이고

책이 또 다른 책으로 가는 다리인 것이다.

누가 뭐래도 세상에 정답은 없는 것이다. 나의 개성에 맞게 책을 선택하는 것이고 읽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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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을 읽어 볼까"라는 생각을 갖게 하는 것은 인간과 그 어떤 존재에게 작은 통로가 되는 일이다.

책을 통해서 얻은 깨달음과 나의 변화가 버무려지면

내 속에서 과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흘러나올 테고,

말하지 않아도 나의 태도가 중심이 되어 

그것이 어떤 방향이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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