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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현월안 Feb 19. 2024

비워내면 알게 되는 여유

비워내고 채워지고 반복하는 인생

  


    봄맞이 대청소를 했다 집안 구석구석 쌓여있는

물건들이 어찌나 많은지, 몇 번 쓰지도 않고 한쪽 구석에 놓여있는 물건들이 셀 수 없이 많다.

그리 필요하지도 않은데 또 사고 그 위에  쌓아두고,

너무 많은 물건들을 가지고 살고 있.

언젠가는 쓸 것이라고 쌓아둔 물건들은 여러 해가 지나도, 그 자리에 그대로 있는 걸 보면 헛된 소유의

흔적일 뿐이다.

이곳저곳 쓰는 물건들이 곳곳에 놓여있다.

쓴다고 하기에도 뭣하고 안 쓴다고 하기에도

애매한 건강용품 기구가 종류별로 다 있다.

 어깨 풀어주는 안마기구부터. 한때 족욕을 하겠다고 몇 번 사용하지도 않고 자리를 차지하고 있고, 발마사지 한다고 쓰던 기구였는데 손에 꼽을 만큼 쓰고는 창고에 들어가 있다. 종류가 많아도 너무 많아서 나열하기에도 뭣하다. 셀 수도 없을 만큼 많이 쌓아 두었다.



    언젠가는 필요하겠지 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던

것은 쌓아놓을 구실을 삼을 단순한 변명일 뿐이다.

어느 날 불현듯 정리하고자 마음을 먹을 때 정리를 해야 한다.

물건을 정리하고 공간을 비우기 위한 마음이

생기는 것은, 많아도 너무 많아 물건에 치일 것 같아서  깨끗하게 비워내고 싶은, 생각이 나도 모르게 불현듯 들었던 것이다. 수없이 사들이기를 반복했기에

여유로운 공간을 주고 싶기 때문이다.

한때 쓰던 물건도 시간이 지나면 허접한 물건일 뿐인데  나는 그것을 붙잡고 있었던 것.

누구나 물건에 애착을 가지는 것은 가지고 있는 인간의 본래 습성일 것이다. 물건을 소유하며 느끼는

행복의 기쁨이 크다. 건강기구를 사고 꾸준히 사용하지 않는 부담이 뒤섞여 불편한 마음이 복잡하게 얽혀있는 것도 사실이다.

심하게 물건을 버리지 않고 가지고만 있는 사람을

호더스증후군이라고 한다. 저장강박증이라고도 하는데 누구나가 심한 정도가 아닐 뿐이지, 누구나가 조금씩은 가지고 있는 증상일 것이다.

나름으로 의미를 부여하자면 물건의 사연은 다 있기 마련이다. 생일날 가족들이 선물해 주었던

건강기구라서 가족의 사랑이 담긴 물건이라서,

지난 시간의 소중함이 묻어있는 것을 쉽게 버리지는 못했던 것이다.

지금 쓰지 않을 뿐이지만 누군가의 마음이 담긴 물건은

의미를 두고 싶어 하는 심리가 있는 것이다.



    인간이면 누구나가 소유욕은 당연히 지니고 있다.

그 당연한 욕망이 사그라들불행한 것처럼 많은 물건에 애착을 두고 있다.

마음을 채워주는 의미의 소유는 흔히 우리 곁에 있는

소소한 재미일 것이다. 소유욕은 인간의 기본 욕구라서

때로는 내가 뭔가를 소유하면서 "살아있다는 것"을 느끼게 되는 위안 같은 것이다 세상을 사는 동안 수없이 소유하고 비우고를 반복하며 사는 것이 인생일 것이다.



                ♧♧♧♧♧°°°°°°♤♤♤♧♧



    그 많던 물건들을 식구들이 아무도 없는 날, 말끔하게 정리했다.

며칠이 지났는데도 버린 물건을 찾는 식구는 없었다.

더 시간이 지난다해도 가족 중에서

"그 운동 기구 어딨어?" 하고

찾는 식구는 아마도 없을 것 같은 생각이다.

없어도 되는 물건들을 지니고 있었던 것.

미니멀하고 심플하게 생활 주변을 정리하고

보았더니, 비워내는 기분이 이렇게 가벼울 수가!

이젠 집에 마구마구 어떤 물건이든 들여놓지

않으려 한다.

시간을 더해가면서 적당히 비워내는 삶이어야 

한다는 것을 새삼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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