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다 보면 만나게 되는 것들
걸으며 만나는 아름다움
걷는 걸 참 좋아한다. 글을 쓰면서부터 나도 모르게
생겨난 나의 습이다. 너무 더운 날과 너무 추운
날씨만 아니라면 한두 시간 정도 사색을 하며 걷는 것을
좋아한다. 걸을 때 적당히 몸을 움직이며 나의 생각과
마주할 때 나 다움에 내가 가장 좋아하는 시간이다.
서울에서 차를 가지고 어디를 가기에는 요즘 교통 혼잡이 보통이 아니다. 지하철을 이용하면 시간이 절약되고 자차의 필요성이 덜하다. 오랜 시간 운전하던 습관도 요즘 소원해지고 가까운 거리는 걷다 보니
운전 솜씨도 많이 줄었다. 웬만하면 자가용 보다 지하철을 이용하여 내가 좋아하는 곳을 찾아서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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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기에 알맞은 날엔 인사동에 간다.
인사동에는 수많은 예술이 알차게 살아 숨 쉬는 곳이다.
전시장에 들러서 화가들이 요즘 즐겨 쓰는 색채와 감각을 들여다 보고 내게 물들인다.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색감을 참 좋아한다.
여러 갤러리 들러서 그림에 심취하고는
카페에 들러 시원한 커피 한잔을 마신다. 생각을 정리하고 또 글쓰기에 필요한 글감을 메모해 두고,
요즘 읽는 책을 꺼내어 읽기도 한다.
발길 닿는 데로
걸으며 만나는 새로운 것을 보면, 비워지기도 하고 채워지는 느낌이 든다. 예술이 살아 숨 쉬는 곳 인사동을 구석구석 내 발자국을 찍으며 나만의 지도를 만들고 있는 것 같아서 기분 좋은 발걸음이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아도 나의 은밀한 나만의 기쁨은,
내가 걸으며 느끼는 길 위에서 내게 남기는 상큼한
표시가 아닐까 싶다. 걸으며 만나는 자연의 바람과 도시의 공기와 빛과 사람이 만들어 놓은 층층이 번진 인간다운 이야기를 만나게 된다.
내가 예술을 보고 느끼는 것과 우연히 만나는 글쓰기의
소재들 모두가 내게는 아름답고 귀한 만남이다.
서울에 살며 인사동을 맘껏 탐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는 것은 정말 행운이다. 전시된 그림을 통해서 오랜 시간 쏟아 놓은
화가의 노력을 쉽게 속을 들여다볼 수 있는 것은,
아름다운 일이고
나 스스로에게 위로가 되고 내가 살아 있음을 느끼게
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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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는 뭔가 내 맘대로 되지 않을 때 걸으면 맘이 편해진다.
걷다 보면 생각이 정리가 되고 해결이 된다.
복잡하게 얽혀있을 땐 한 템포 여유 있게 생각을 정리하는 것이 모든 일의 먼저라서, 눈앞에 펼쳐진 캄캄한 일이라도 걷다 보면 두려움에서 벗어날 수 있다.
인생은 일직선으로 달리는 곧은 도로가 아니다.
어디로 가는지 모르는 채로 달려간다.
내가 걷는 길이 어디로 이어질지 어떤 모양일지도
모른 채 달려간다.
걷다 보면
아주 오랜 시간 내가 걸어온 길을 돌아볼 수 있게
되고, 그때 알게 되는 기쁨과 내가 가는 길을
알려주는 것 같아서 기분이 상쾌하다.
걸으며 만나는 나의 시간, 그렇게 걸으며 생각할 수 있어서
뭔가 앎이 보이는 것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