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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린 연두 봄 빛깔

봄이 오는 소리

by 현월안



발밑에 피어나는 연두색 새싹들

봄볕에 토닥토닥 물오르는 나무들

톡톡 기지개 켜는 씨앗들

계곡을 산책하는 종달새의 맑은 소리

그대 어깨너머로 툭 터지며 자라는 잎새들

따사로운 아지랑이 아래 어디선가

들려오는 바순 협주곡.


작은 씨앗의 꿈틀거림이

얼마나 힘 있게 소리를 내는지

그 소리에 졸던 새가 눈을 뜬다.

돌담을 길게 늘어뜨리는 나무 그림자는

피카소가 그려 놓은 작품 같다.

생명의 꿈틀거림으로

봄은 오감으로 느껴진다.

여린 봄의 빛깔은

대자연이

파스텔 물감이 은은하게 물든

한 폭의 그림이다.


전염병처럼 번져 천지에

여릿한 여린 연두의 향연이다.

봄의 새싹들이 눈 깜짝할 사이에

서로 다투어 피는 것은

지금 아니면 볼 수 없는

귀하디 귀한 여린 색,

짧게 보여주는 이라서

더 귀하다.


예쁜 봄날

따사로운 봄볕 아래서

하루종일 멍 때리고 싶은 봄이다.

생명의

보송보송한 여린 색,

연두에 물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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