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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현월안 May 03. 2024

얼음 동동 시원한 '메밀 콩국수'

종갓집 종부 엄마 요리 따라 하기



   시원한 콩국수가 잘 어울리는 계절이 다가온다.

지금부터 시작을 해서 늦가을까지 콩국수를 만들어 먹는다. 남편이 좋아해서 더 자주 만들게 된다.

요즘은 손쉽게 먹을 수 있게 시중에서

콩물을 판매하고 있고, 가루로 만들어 물만 넣어서

먹을 수 있게 판매되어 손쉬운 방법이 많이 있다.

조금은 번거로워도 집에서 만들어 먹으면

그 고소함이 정말 다르다. 아주 고소한 맛이라서

제대로 콩국수 맛을 알게 된다.

여름엔 얼음 동동 띄워서 시원한 열무김치와

곁들여 먹으면 아주 그만이다.



   그 옛날 아주 어렸을 때는 콩국수를 하려면

믹서기가 없었던 시절에는 엄마가 맷돌을 돌려서

만드셨다.

두 사람이 앉아서 돌려가며 콩국물을 만들었다.

한 사람은 어이(맷돌 손잡이)를 돌리고 한 사람은 작은 구멍에 불려서 익힌 콩을 그 속에 한 국자씩 집어넣어야 하는 수고로움이 있었다. 어린 눈으로 맷돌이 맞물려서

돌아가는 걸 보고 신기하기도 하고, 기다리다가 보면

고소한 콩국수 먹을 생각에 턱을 괘고 바라보던

기억이 있다. 엄마의 음식은 마법처럼 뚝딱 만드시는 것처럼 신기했다.

아주 어렸을 때부터 콩국수 맛을

보았으니까, 그 맛을 알았다는 것도 오래되었고

오랜 세월 콩국수를 많이도 먹었다는 생각이 든다.



   요즘 밀가루로 만든 국수는 정제되어 몸에 그리

좋지는 않다. 아들과 딸은 콩국수 맛을 잘 모른다.

국수를 하면 국수는 아주 조금 넣어 달라고 하고

콩국물만 호로록 마시고 만다.

하얀 소면으로 국수를 만들어 먹으면 우리 딸은

기절한다. 탄수화물 덩어리가 몸에 들어가면

모두 당분이라고 국수를 만들어 먹을 때는 늘

걱정을 한다. 그래서 요즘은 눈치를 보며 아이들이

외출하고 집에 없는 날 만들어 먹는다.

하얀 밀가루 면보다는 요즘은 메밀 면으로 콩국수를 만들어 먹는다.

메밀국수에는 메밀이 30% 들어 있고 나머지는 밀가루로 만들었다. 아무래도 메밀로는 점성이 없어서 100% 메밀은 만들 수가 없을 것이다. 그래도 하얀 밀가루면보다는 조금 낫지 않을까라는 위안을 하면서 메밀 콩국수를 만들어 먹는다. 메밀국수는 일본 제품이 쪼금 더 맛있고 메밀 향이 그대로 살아 있다. 요즘 엔저라서 많이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



                       (콩국수 만드는 법)

   검정콩이나 흰콩(메주콩)이든 하루정도 불린다.

끓는 물에 불린 콩을 5분간 삶는다. 너무 삶으면

고소한 맛이 덜하다. 껍질이 벗겨지질 않게 살살

소쿠리에 담고 찬물에 헹군다. 껍질에 영양분이

많기 때문에 껍질이 벗겨지지 않게 다룬다.

믹서기에 물을 적당히 넣고 곱게 간다.

검정콩의 껍질이 섞여서 위의 사진처럼 약간 푸릇한 예쁘고 맛있는 색깔이 나온다.

메밀 면은 4분 정도 삶아서 소쿠리에 건져둔다.

상을 차려낼 때는

콩물이 너무 뻑뻑하지 않게 생수를 넣어 농도를 맞춘다.

건져둔 메밀면을 예쁜 그릇에 담고 먹을 때 콩물에

소금으로 간을 한다. 고명으로는 토마토, 수박, 오이... 과일을 곁들여 취향대로 하면 된다. 

시원한 열무김치를 곁들여 먹으면 맛있는 메밀 콩국수가 된다. 콩물이 남으면 얼음 띄워서 간식으로 두유처럼 먹으면 아주 고급진 주스가 된다.



   따사로운 봄부터 시작을 해서 여름 내내 얼음 동동 메밀 콩국수 맛에 빠질 것이다. 검은콩을 가을에 잔뜩 들여놨으니 그 맛의 기쁨에 또 얼마나 빠질까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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