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현월안 Jul 16. 2024

만나면 이유 없이 좋은 사람들

서예가 친구의 작품전



   인사동 나들이를 했습니다.

서예가 친구의 작품 전시회가 있어서 축하를 할 겸

세 사람이 만났습니다.

서예작가들의 작품전으 부채를 소재로 전시회를

하고 친구의 작품이 돋보여 더 반가웠어요.

활발하게 활동하는 작가들이라서 모두가 멋진 작품이었고 그 속에 들어있는 글귀들이 다들 예술이었습니다. 

많은 작품들이 모두가 작가의 개성이 깊게

묻어 있더군요. 부채에 쓰인 一筆揮之(일필휘지)의 멋진 글씨는 물론이고 글씨와 어우러진 그림까지 모두가 수준급이었습니다.

여백을 충분히 활용한 작품을 보고 있으면

편안하게 다가오는 듯하고, 여백이

없이 꽉 채워진 작품을 보았을 땐,

삶에 대한 이야기가 많은 것 같은 느낌마저 들더라고요.

마치 인생의 다양한 삶이 들어 있는 것처럼

작품 안에도 의 희로애락이 어 있었습니다.



   잔잔하게 여운을

주는 글씨와 그림이 있는 작품 사람들에게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는 듯했습니다.

무엇보다 오랜 시간 서예와 함께했던 시간이

고스란히 녹아있었습니다.

작품으로 만들어지기까지 오랜 시간을 붙잡아 둔

아름다운 결과물이겠지요. 시간을 즐길 줄 아는 작가들의 노고와 그 예술에 빠져서

기분 좋 쉼을 했습니다.



   친구의 작품은 惠風和暢(혜풍화창)의 글귀에

매화나무를 그려 넣었더군요.

惠風和暢의 풀이는

'날씨는 맑고 따스한 바람이 불어 화창하다'

중국의 서예가 왕희지의 난정서에 나오는

일부분을 발췌한 것이었어요.

왕희지는 중국의 위대한 서예가이고 서체의 성인으로 지금껏 추대를 받고 있고, 해서, 행서, 초서의 서체를 예술로 승화시킨 대단한 서예가입니다.

왕희지의 300 여종에 달하는 많은 서예 법첩 중에

惠風和暢(혜풍화창)은

행서의 난정집서에 수록된 유명한 서체라서

많이 알려져 있는 글귀입니다.



   그날 만난 세 사람은 지방에 살고 있을 때부터 아이들 키우며 알고 지냈던 사람들의 모임입니다.

남편들이 모두 S사에 지방근무 할 때 만났고

오랜 시간을 함께했고 그 세월 속에는 수많은 우리의 젊은 시간이 농축되어 들어있어서 서로 눈빛만

보아도 느낌을 아는 사이이지요.

이제는 모두가 지방을 떠나 서울에 또는 서울근교에 살고 있고 우리는 계절마다 만남을 하고 있어.

만남의 장소는 매번 인사동으로 정해두었어요. 인사동 인사아트 갤러리가 우리의 만남의 장소입니다.

인사아트 전시장은 6층 모두가 전시장으로 이루어져 있어서 먼저 오는 사람이 갤러리를 둘러보고 있으면

한 사람씩 나타납니다.

나는 매번 30분 정도 일찍 도착해서 6층으로 이루어진

갤러리를 모두 섭렵을 하지요. 여유 있게 혼자 그림을 관람하는 시간이 아주 괜찮고, 인사동은 갤러리 있고 예술이 살아 숨 쉬는 곳이고, 아주 좋은 우리들오랜 만남의 장소입니다.



   매번 만나면 어제 만난 듯 반가운 사람들이고 사동은

언제나 그렇듯이 전시장이 있고 예술이 있어서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곳이지요.

마음 편한 사람들을 만나서 인사동 갤러리를 찾아

다니며 발길 닿는 대로 걷다가 잠시 카페에 들어가서 쉼을 하기도 하고 그런 여유가 참 좋습니다.

세 사람은 언제나 에 만나서 점심을 먹고  저녁을 먹고 마무리  한잔까지 하루를 길게 찐하게 만나고 헤어집니다. 만나면 언제나 이유 없이 좋은 사람들.. 지난 기억을 더듬어 그때의 기분 좋은 이야기에

푹 빠져 행복해하는 시간입니다.

서로가 서로의 젊을 때를 기억하는 사람들이고

각자의 역할을 모두 잘하고 있는 사람들이라서 고맙고,

긴 시간 좋은 관계라서 감사하고, 모두가 만나면 웃다가 헤어집니다.



○○○○○●□●○○○○○



   좋은 사람들을 보고 있으면 말할 수 없는 좋은 것이 눈에 보이고 그냥 이유 없이 좋은 사람들 곁에 머물고 싶은 것이지요.

세상은 알록달록하게 톡톡 튀는 일들이 많습니다.

끔은 무채색처럼 잔잔하고 편안하고 싶을 때

생각나는 사람들입니다.

 여인들은 구김이 없이 담백함을 지닌

사람들이라서 어떤 말을 해도 온화하게 스며드는

선한 눈빛을 지닌 사람들이라서 좋습니다.

진심을 잘 아는 마음 편한 사람들과

나이가 좀 더 들어도 지금 이대로의 모습으로 함께  하고 싶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옷 나눔을 했더니 귀한 선물이 왔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