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brunch
매거진
나의 아름다운 사람들
실행
신고
라이킷
123
댓글
10
공유
닫기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브런치스토리 시작하기
브런치스토리 홈
브런치스토리 나우
브런치스토리 책방
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현월안
Jul 10. 2024
옷 나눔을 했더니 귀한 선물이 왔다.
지리산에서 온 선물
옷장 정리를
하는
날이
다. 겨울옷과 봄옷
요즘
여름에 입을
것들을 꺼내 놓았더니 옷이 산더미처럼 쌓였다.
옷을 사고
또 사고 많이도 쌓아 두었다.
사실 10년은
옷을 사지 않아도 될 만큼
옷이
많다
. 나름
긴 시간
직장생활을
했으니까
,
또
이런저런 핑계를 대고
아주 오래된 습관
으로 계절이 바뀌면 옷을
사고 또
사고했던
것
.
약간의 기분 좋은 날~
조금은 신경 쓰이는 날~
나도 모르게 쇼핑을 하
고
당연
하게
핑계
를
붙여 옷을 사게
된
것.
여자에게 옷은 자기표현의
수단이다
.
옷
색깔만 바꾸어도
힘을
얻
고
큰
만족을
하고
마법 같은
힘을
나
는 것도 사실이다.
이제는
옷에 관심 두는 것도
조금은
시들해지고
편한 옷을 자주 입는 걸 보면
달라져가고
있는
모습이기도 하다.
일 년에
몇
번
옷장을 확 뒤집어
정리를
할
때
마음이 개운하다.
옷장 속에 속속들이 뭐가 있는지를
알게 되고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는
것을 좋아한다.
구석구석 제자리에 예쁘게 놓여있는
것을 좋아한다. 오늘의 옷정리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옷 나눔을 하려고 한다.
아직 새것이지만 싫증이 나서
안 입는
옷과
상태가
아직
괜찮은
옷을
골라서
잠시
지리산 골짜기에 터를 잡은
그녀
에게
보
내 주려고 한다.
"
요즘 누가 남의 옷을 받아 입어
~
"
할 수 있
겠지만
그녀와
나는
오랜 세월
함께
한
시간이 있고
눈빛만
보아도
생각을
서로
알
수 있을 만큼
살가운 관계라서 뭐든
공유를 한다.
체형이
서로
비슷하고
취향이 같아서 즐겁게
옷 나눔을 한다.
다행인 것은
그녀가
옷 나눔을 기다린다는
것이다.
매번
기분 좋은 나눔이라서 보내주는
사람도 즐겁다.
그녀와
만남은
오래
전에 논술 학원에서 만났다.
글을 쓰며 아이들을 가르치는 학원 선생님으로
만났
다. 비슷한 또래에 말 수가 별로
없고
모나지 않은 성격까지 비슷한 면이 많아서
서로 도우며
가깝게
지냈다.
인생에서
가장 파릇했던
때에
많은
시간을
공유했으니까
언제라도 만나면
그때 그 시간으로 돌아가서
살갑게
녹아드는 진한 인생의 동지다.
그런데 한참 재미있게
학원에서
논술을
쥐락펴락
하던 때
그녀
에게 암이라는 것이 찾아왔다.
그땐
암이 제법
깊어
예쁜 그녀를
잃는 줄만 알았다.
다행히
긴 시간
항암과 수술을 반복하며 잘 이겨내고 있는 중이다.
서울을 떠나
암환자가 살기 좋은 환경을 찾아
지리산 아래 첫 동네에
,
그녀의
남편과
임시로 둥지를
마련한
것이
벌써 올해로 3년이 넘어간다.
지리산자락 근처에는 위의 사진처럼 특수작물을
재배하는 곳이 곳곳에 자리하고 있는 모양이다.
암환자의 하루 루틴으로 구석구석 산책 길에서
만나는 사람들이 있어서 그 또한 행복이라고
지리산 소식을 전해준다.
그녀가
눈인사하며 알고 지내는 이웃이
건네
주는
지리산 특산물을 차곡차곡 모아
두고는
내게 보내주었다고 하는데
,
예쁘게
포장된
최상품이고
새것을
구입해서
내게 보내준
걸
누가 모를까 봐~
뭘 해도 똑 부러지는 그녀가 대충
보내줄리는
없
다
.
이미
그 자존심을 알기에
마음이
더 아려온다.
보내준 표고버섯이 너무 예뻐서 놀랐고
엄청나게
많이 담긴
취나물이
라서 놀랐다.
그 예쁜 마음을
오래도록
간직하고
싶고 빠른 쾌유를
바라는 마음에서
보내준 표고버섯과 취나물을
주의 사람들과
골고루
나누어 먹을 생각이다.
{][[
}[}{[}{♡][}{][}{}{
요즘
그녀와
통화를 하면 아주 행복해한다.
어느 날
휴양을 위해서
지리산으로 간다기에
"
왜 그렇게 멀리가?"
"
아무도 없는
지리산에
서 어찌 살까?
"
"
불편하지 않을까?
"
내가 더 안타까워서 마음
졸였다.
다행히 잘 적응하고
있고
남편의 지극 정성이
통했고
매번
좋은 의사분을 만난
덕분이라고
만족해하며
감사가 입에 붙었다.
어쩌면
행복은 장소를 구분하지 않는 것처럼 마음먹기에
달린 것이다. 행복은 자신이 만드는 것처럼,
주어진 시간
을 잘
견디
는 사람이
결국
승자다.
그녀는
지금
위기를
잘 이겨내고
감사를
입에 달고 사는
사람이다.
행복한
감사를
손에 꼭 쥐고 있어서 다행이다.
지금껏
잘 살아온
그녀
에게 평범한 사람의 방향 감각을
그대로 믿고
앞으로
간다면
,
지리산을 벗어날 때가
올 테고
,
분명
그 특별한 경험을 즐겁게 이야기할 때가
올 것이다.
keyword
지리산
선물
감성에세이
현월안
에세이 분야 크리에이터
소속
직업
에세이스트
진심을 마주할 때, 소중한 것들을 붙잡아 두고 싶습니다.
구독자
1,488
제안하기
구독
매거진의 이전글
생각의 이면을 읽는 사람들
만나면 이유 없이 좋은 사람들
매거진의 다음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