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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현월안 Jul 10. 2024

옷 나눔을 했더니 귀한 선물이 왔다.

지리산에서 온 선물



   옷장 정리를 하는 날이다. 겨울옷과 봄옷 요즘 여름에 입을 것들을 꺼내 놓았더니 옷이 산더미처럼 쌓였다.

옷을 사고 또 사고 많이도 쌓아 두었다. 사실 10년은

옷을 사지 않아도 될 만큼 옷이 많다. 나름 긴 시간 직장생활을 했으니까, 이런저런 핑계를 대고

아주 오래된 습관으로 계절이 바뀌면 옷을 사고 또 사고했던 것.

약간의 기분 좋은 날~

조금은 신경 쓰이는 날~

나도 모르게 쇼핑을 하당연하게 핑계

붙여 옷을 사게  것. 여자에게 옷은 자기표현의 수단이다.  색깔만 바꾸어도 힘을   만족을 하고 마법 같은 힘을 는 것도 사실이다.

이제는 

옷에 관심 두는 것도 조금은 시들해지고 편한 옷을 자주 입는 걸 보면 달라져가고 있는 모습이기도 하다.



   일 년에  번 옷장을 확 뒤집어 정리를  때

마음이 개운하다.

옷장 속에 속속들이 뭐가 있는지를 알게 되고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는 것을 좋아한다. 

구석구석 제자리에 예쁘게 놓여있는 것을 좋아한다. 오늘의 옷정리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옷 나눔을 하려고 한다.

아직 새것이지만 싫증이 나서 안 입는 옷과 상태가 아직 괜찮은 옷을 골라서 잠시 지리산 골짜기에 터를 잡은 그녀에게 내 주려고 한다.

"요즘 누가 남의 옷을 받아 입어~"

할 수 있겠지만 그녀와 나는 오랜 세월 함께시간이 있고 눈빛만 보아도 생각을 서로  수 있을 만큼  살가운 관계라서 뭐든 공유를 한다.

체형이 서로 비슷하고 취향이 같아서 즐겁게 옷 나눔을 한다. 다행인 것은 그녀가 옷 나눔을 기다린다는 것이다. 매번 기분 좋은 나눔이라서 보내주는 사람도 즐겁다.



   그녀와 만남은 오래전에 논술 학원에서 만났다.

글을 쓰며 아이들을 가르치는 학원 선생님으로

만났다. 비슷한 또래에 말 수가 별로 없고

모나지 않은 성격까지 비슷한 면이 많아서

서로 도우며 가깝게 지냈다.

인생에서 가장 파릇했던 때에 많은 시간을 공유했으니까 언제라도 만나면 그때 그 시간으로 돌아가서 살갑게 녹아드는 진한 인생의 동지다.

그런데 한참 재미있게 학원에서 논술을 쥐락펴락 하던 때 그녀에게 암이라는 것이 찾아왔다.

그땐 암이 제법 깊어 예쁜 그녀를 잃는 줄만 알았다.

다행히 긴 시간 항암과 수술을 반복하며 잘 이겨내고 있는 중이다.

서울을 떠나 암환자가 살기 좋은 환경을 찾아

지리산 아래 첫 동네에, 그녀의 남편과 임시로 둥지를 마련한 것이 벌써 올해로 3년이 넘어간다.



   지리산자락 근처에는 위의 사진처럼 특수작물을

재배하는 곳이 곳곳에 자리하고 있는 모양이다.

암환자의 하루 루틴으로 구석구석 산책 길에서

만나는 사람들이 있어서 그 또한 행복이라고

지리산 소식을 전해준다.

그녀가 눈인사하며 알고 지내는 이웃이 건네주는

지리산 특산물을 차곡차곡 모아 두고는

내게 보내주었다고 하는데, 예쁘게 포장된

최상품이고 새것을

구입해서 내게 보내준 누가 모를까 봐~

뭘 해도 똑 부러지는 그녀가 대충 보내줄리는 . 이미 그 자존심을 알기에 마음이 더 아려온다.

보내준 표고버섯이 너무 예뻐서 놀랐고

엄청나게 많이 담긴 취나물이라서 놀랐다.

그 예쁜 마음을 오래도록 간직하고 싶고 빠른 쾌유를

바라는 마음에서 보내준 표고버섯과 취나물을

주의 사람들과 골고루 나누어 먹을 생각이다.



       {][[ }[}{[}{♡][}{][}{}{



   요즘 그녀와 통화를 하면 아주 행복해한다.

어느 날 휴양을 위해서 지리산으로 간다기에

"왜 그렇게 멀리가?"

"아무도 없는 지리산에서 어찌 살까?"

"불편하지 않을까?"

내가 더 안타까워서 마음 졸였다.

다행히 잘 적응하고 있고 남편의 지극 정성이 통했고 

매번 좋은 의사분을 만난 덕분이라고 만족해하며

감사가 입에 붙었다.

어쩌면

행복은 장소를 구분하지 않는 것처럼 마음먹기에

달린 것이다. 행복은 자신이 만드는 것처럼,

주어진 시간을 잘 견디는 사람이 결국 승자다.

그녀는 지금 위기를 잘 이겨내고 감사를 입에 달고 사는 사람이다.

행복한 감사를 손에 꼭 쥐고 있어서 다행이다.

지금껏 잘 살아온 그녀에게 평범한 사람의 방향 감각을

그대로 믿고 앞으로 간다면, 지리산을 벗어날 때가

올 테고, 분명 그 특별한 경험을 즐겁게 이야기할 때가

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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