곱게 피어있는 목련,
잎이 널찍한 플라타너스,
활짝 핀 모란,
향기로운 라일락,
나에게는
이 보다도 더
아름다운 향기를 가진
사람들이 내 곁에 있다.
사람들 사이에 보이지 않는
귀하고 아름다운 연결
색깔도, 성향도, 감각도 모두 다른데도
해를 품은 바다처럼 푸근하다
삶이 때로는
숨이 멈추게 솟구치는
서러움이 찾아와도
너무 환하지도 너무 어둡지도 않게
은은하게 연결된 사람들
향기 중에 그중에 사람의 향기
내 삶에 뿌리내린 그 향기가
너무 아름다워서
가끔 향기에 취해 몸살을 앓는다
널찍한 모란잎 위에 고여 있는
이슬은
함께 웃다가 남긴 눈물 같아서
쉽게 마르지 않음을
라일락 향기가 사방으로
풀어 헤치는 날이면
짙어서 너무 짙어서
숨이 멎는다
내게 연결된 소중한 인연들
어떻게 내게 와닿았는지
그 끝은 어디인지 알 수 없지만
내게 닿은 향기는
나팔꽃이 피어오르던
그날처럼 아름답다
세상의 구석진
솔기 사이로 이어진 끈
그 솔기가 너무 깊어
만날 수 있었다는 전설처럼
모두가 단순 우연이 아님을
오늘도 삶이 참 괜찮은 것은
향기 중에 그중에
사람에게서 나는 향이 있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