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든다는 것은
기쁨과 슬픔이 조화로운 어른의 길
몇 사람이 커피를 마시며 자연스럽게 꺼낸 이야기가 화제가 되었다. 어떻게 하면 건강하고
"멋지게 나이 드는 걸까!"
를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다들 한 마디씩 꺼내 놓는다
배우 윤여정처럼 나이가 들어도 멋진 인생을 살고 싶다고 장황하게 설명하는 사람,
섹시하게 허리를 꼿꼿하게 세우고 도도해야 하고
기가 꺾이지 않겠다는 사람, 나이 들어도 당당했으면 좋겠다고 하는 사람,
유머 감각이 넘치고 여유 있고 우아하게 세월을 맞이하고 싶다는 사람,
백발노인이 되어도 근사한 카페에서
커피 한잔과 브런치를 하고 싶다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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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이야기가 쏟아져 나왔다. 모두가 자존심이 들어있는 바램이 하늘을 찔렀다.
아직 노쇠한 신체 나이가 되지 않았으니
그 어떤 말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마구마구 쏟아내는 말들은
아직 젊다는 이야기다.
아직 자신감 있고 다들 눈빛이 초롱초롱하다.
세월이 비껴갈 것 같고
마치 그 나이는 아주 멀리 있는
것처럼 다들 남의 이야기하듯 한다.
나이가 든다는 것은 완숙해지는 일이다.
세월을 맞을수록 현명해지고
슬기로워지고 성숙해지는 것은 많이 살아본 사람이
맞이하는 당연한 일일 것이다.
그 성숙을 앞장 세워 뭐든
할 수 있을 것 같은 어른의 모습이지만 사실은 생각과 건강이 반비례되는 시간이 온다.
어디쯤에 있는 그 시간이 되면
가진 것을 다 바꾼다고 해도
몸의 기능이 생각을 쫓아가지 못한다.
신체의 기능이 꺾이어 생각만 많은 어른이 된다.
세월을 거스를 수 없고 혼자만의 시간을 마주하게 된다.
그 옛날에 할머니가 그랬듯이
양지바른 곳에 쪼그려 앉아
주름진 손을 볕에 내다 말리던 모습,
그리고 먼 곳을 초점 없이 응시하던 모습,
나이 든 사람이 밥상 앞에서 음식을 자꾸 흘리는 모습.
이 모든 것들이 젊을 땐 나와는 관계없는 일이다.
하지만 나도 모르는 사이에
조금은 알 것 같은 시간들,
누군가 가르쳐 준 것도 아닌데도
어렴풋이 알 것 같은 그 모습들.
정신을 차리고 보았더니
나도 이만큼의 시간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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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시대가 바뀌었다고 해도
거스를 수 없는 것은
몸에 쌓아둔 세월의 시간이다.
쌓아둔 시간은 그 옛날이나 지금이나 다르지 않다는 것.
꺾이어진 어른으로 살아가는 일은 추위 속에 길을 잃고
맨몸으로 내던져지는 일과 같을 것이다.
외롭고 허허하고 때로는 지루한 길.
나이가 든다는 것은 슬픔과 기쁨의 조화로운 공존을 이루어낸
누구나 어른이면 가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