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바람을 타고 온 향기

매년 찾아오는 노란색 선물

by 현월안



봄은 달콤한 노란색인가 봅니다.

담장너머 쏟아지는 노란색 개나리, 발 밑에 수줍게 웃는 노란색 민들레, 제일 먼저 봄을 알리는 노란색 산수유,

생각을 해 보면 봄은 참 예쁘게 노랗습니다.

예쁜 봄에 봄바람 타고 멀리서 노란 선물이 왔습니다. 매년 빠지지 않고 보내주는 그녀의 마음이

노랗게 예쁩니다. 그녀가 어렸을 때 부모님이

참외 농사를 지으셨다며, 봄이면 그때의

부모님을 떠 올리며 지인들에게 참외 선물을 합니다.

아마도 그녀는 노랗게 달콤한 지난 기억을 잊지 않으려는 생각이 아닐까 싶어요.

그때 부모님의 고단한 삶을 기억하려는 생각으로 그녀가 소중히 간직하는 애틋한 향기 같은 것이겠지요.



선물 보따리를 여는 순간, 향긋한 노란 참외가 한아름 탐스럽게 가득 들어있더군요. 참외 향기가 금세 주변을 노란색 봄처럼 물들여놓았습니다.

창문으로 쏟아지는 햇살 다발이 분위기를

더하고, 노란 향기에 취해 눈을 떼지 못했어요. "어머나~ 노란색이 참 예쁘다~"

"향이 어쩜~~"

나도 모르게 쏟아내는 혼자 말이, 중얼중얼

" 예쁘다~~ "

노란색 향기와 마주하며 진한 만남을 했습니다.



마음이 담긴 선물을 받는다는 것은, 단순히

선물을 넘어서 다른 차원의 그 무언가의

의미가 있는 것이지요. 단순히 고맙다는 말로

쉽게 답을 하기도 뭣한, 그 이상의 의미겠지요.

20여 년 그녀와 함께해 온 세월 속에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단단히 연결된 것처럼,

그 속에는 글이 있고, 그림이 있고,

논술이 있고, 믿음이 있고, 웃음이 있고...

나의 "인생에서 적당히 젊을 때,

가장 빛나고 뜨거운 열정"을 가지고 살았던 내 삶의

중심에서 함께 했던 사람이라서 더 귀하지요.

인생의 교집합을 많은 부분 함께했기에, 만나면 이야깃거리가 틈 없이 쏟아져 나오는 소중한 사람.

그리고 무엇보다, 나를 잘 따르고

"나를 참 좋아한다고 말하는 사람"이라서,

그 선물이 더 특별하지요.



예쁜 봄날, 노란색 향기가 마음속 가득히

물들여놓았습니다. 그 향은 아마도 가슴속에

오래도록 머물겠지요? 그리고, 올봄은 유난히

행복한 봄이 마구마구 쏟아져 들어와,

내가 그리는 그림 위에 살포시 내려와 품을 것

같은, 행복한 예감이 톡톡 터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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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그녀가 보내주는 선물보다

더 소중한 것은 그녀의

"마음의 여유"가 너무 귀하고 특별합니다.

잔잔하게 여운을 주고 감동을 주는 일은

그리 쉬운이 아니지요.

봄이 오는 소리가 들립니다.

파릇파릇 봄의 내음들이 하나둘씩, 저만치

차례로 오고 있습니다. 예쁜 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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