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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현월안 Dec 07. 2024

반가운 얼굴

한때 일상을 공유했던 인연




모처럼 한가한 날

점심상을 곁에 밀어 두고는

달콤한 단잠에 빠졌다

깜빡 졸고 일어나

설거지를 시작하려는데

전화벨이 울렸다

"뭐 하시나요?"

"잠깐 볼 수 있을까요?"

우리 집 근처에 볼일이 있어서 왔다며

그녀 특유의 밝은 목소리가

귓전을 때린다


언제부터인지 만남은

미리 약속을 하고 계획을 하지 않으면

누구든 쉽게 만날 수 없는 세상이 되었다

주섬주섬 매무새를 만지고 나갔다


언제나 만나면 반가운 얼굴~


우리에게는 

어제도 만나고

오늘도 별일 없으면 

또 만나던 때가 있었다

같이 밥을 먹으며 같은 일상을

살던 시절이 있었다


그땐 소중한 사람들과 

영원히 함께할 거라고 생각했었다


우리에게는 각자의 다른 일상이

생겨났고, 가족이 생겼고,

서로의 바쁨이 생겼다

이젠

매일 만나지 않아도

애달프지 않은 시간들로

! 채워두었


시간 참 빠르게 흐른다


앞으로 일 년에 몇 번을

만날 수 있을지 모르지만

다행히도 서로의 웃음 속에

안심과 믿음이 들어있다

언제든 만나면 어제 만났던

사람처럼 반가운 사람,

진하게 공유했던 우리들의

시간 속에 푹 빠져들었다

나의 지난 시간을 아는

그녀의 웃음이 달다


소원해지는 시간이 길어지고

세월이 훌쩍 흘러서 만나더라도

서로가 안심이 되는 눈빛이면 좋겠다

그럴 수 있으면 좋겠다


책 한 권이 나왔다며 슬그머니 내민다


여전히 참, 그녀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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