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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현월안 Dec 21. 2024

행복은 가까이에 있다

작고 소소한 것에서 느끼는 만족




   가깝게 지내는 지인과 점심을 먹고 커피 마시는 공간으로 이동을 했다. 커피 한 모금을 마시고는

그녀가 내게 이렇게 묻는다.


 "행복해?"


   불쑥 들어온 질문이라서

머뭇거리다가 답을 하지 못했다.

그녀는 어떤 단면의 의도를 묻는 것이 아니다. 그간 살아온 나의 삶과 마음의 안정을 들여다보 그녀만이 물음이다.

오랜 세월 글쓰기를 함께하며 지나온 세월에 맞게 그녀는 나를 아는 시간만큼  안녕을 묻는 것이다.

깊은 곳에 있는 중심 생각을 끌어내어 살펴보고자 하는 그녀의 물음이다.

보통사람과 다른 시선을 가진 그녀는 나의 마음 깊숙이 드리워진 무겁고 두꺼운 커튼 열어젖히고는

고요한 내방을 휘저어 놓는다.

어렴풋하게나마 따뜻하게 던져지는 말들과  그 애틋함에 매번 반한다.



   그녀의 물음에 답을 해야 한다면...

한 사람의 인생에는 행복과 불행이 복잡하게 뒤엉켜있다. 삶의 과정에서 쉽게 풀어내지 못하는

것과 행복을 짓누르는 것들이 얼마나 많은가.

나의 일도 간단한 문제가 아닌데 주변이 시끄러워도 삶은 괴롭다. 수많은 어려운 문제를 가지고

모두가 살아가는 것이다.

행복하다고 느끼는 감정보다 더 크게 와닿는

행복하지 않은 조건이, 차고 넘칠 정도로 많다고 느낄 때가 더 많은 것이 삶이다.

인생은 원래 불행인 것처럼 느낄 때가 대부분 아니던가.



  행복하지 않은 이유는 불행 때문일까? 불행에서 벗어나면 행복해질 거라고 믿는 행복에 대한 오해의 결과가 아닐까 싶다. 불행은 행복을 방해하는 걸림돌도

가로막는 장애물도 아니다. 이 둘은 서로의 별개의 문제이고 서로 혼합되지도 않는다. 밀도가 다르고

불행한 시기와 행복한 시기가 따로 존재한다.

불행과 행복은 함께 존재하지만 따로 쓰이는 삶의 질서고 중요한 요소다.



   행복과 불행은 너무도 추상적이고 자기 주관적이라서 사실은 표본화하기 어렵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시도 때도 없이  불쑥 다가오는 불행과는 달리 행복은 제 발로 찾아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행복을 가까이 두기 위해서는

행복을 끌어안는 나름의 방식을 가져야 한다.

다가온 불행을 없애기보다 주어진 행복에 소중함을 아는, 멀리 있는 이상을 좇는 것이 아닌 내 곁에 있는 것을 사랑하는 마음이 중요할 것이다.


~~~~~~~~~~"""


   요즘 겨울답지 않게 온화한 날씨다.

커다란 거실 창문으로 겨울의 따뜻한 볕이 옆광으로 깔리고 따사롭게 스민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보이차 한잔을 옆에 두고 책을 읽는다.

흥미로운 이야기 속으로 빠져든다.

책 속에 흠뻑 빠지고는 입가에 미소를 머금고 나만의

세상에 스며들면 더없이 충만하고 행복하다.

'행복은 지금 이 순간에 존재' 하는 것이라고...


~~~~~~~~~~^^


   행복은 바로 지금 눈앞에 존재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내가 느끼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아끼고 미루다 보면 행복은 영원히 내 곁에 없는 것이다. 힘들고 지친 하루가 연속이라고 나중에 언젠가를 기약하며 흔히 행복의 조건을 뒤로 미룬다.

지금만이 따사로운 행복을 펼칠 중요한 시간이고

받아들일 유일한 시간이다. 모두가 알고 있듯이 행복은 준비되어 완벽하게 찾아오지 않는다. 행복의 지름길은 따로 없다. 내 맘에 달렸다.

행복은 선택하는 것이고 발견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누리는 것이다.

지금 행복하지 않으면 행복은 사라진다.

모두가 불행한 요소들을 수 없이 손에 쥐고 겪었다. 이제는 받아들임을 손에 넣어야 한다. 온화함을 품고 한 겹 커튼을 드리우고 세상을 본다면 세상에서 산다는 것은 멋진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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