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려움을 너무 깊이 탐닉하지 않기를
꽃다운 나이에 예쁜 배우가 생을 접었다
얼마나 힘들고 숨고 싶었으면
그런 선택이었을까
너무 괴로우면 숨고 싶을 때가 있다
밖으로 나가고 싶어도 나갈 수 없고,
누구도 꺼낼 수 없다
갇혀야만 살 수 있을 것 같은 때가 있다
정신줄을 놓은 것처럼 보이는 행동이
사실은 살기 위한 몸부림이다
흔히 어쭙잖게
어두운 동굴에서
스스로 나오라고 다그친다
너무 고통스러워서 분별이 안될 때
공포가 밀려온다
예민해진 감정은 소멸되지 않은 채
내 안에 고스란히 쌓아둔다
어둠 속에서는 움직일 수 없어도
가슴에는 뜨거움이 흐른다
그것이 살고 싶은 욕구다
절망과 희망은
함께 존재한다는 것을
세상을 살다 보면 접고 싶을 만큼
위기가 왜 없겠는가
살다 보면 깊이 헤아리기 힘든
심연과 대면하게 되고
커다란 소용돌이를 만나게 된다
또 삶은
내면으로 전달되는
알 수 없는 가치를 알게 된다
삶은 모호한 시간 안에서
빠져들고 빠져나오기를
반복하며 살아갈 뿐이다
모두가
때론 너무 외롭고, 슬프고, 아프더라도
너무 깊이 들어가지 않기를
누군가 찾을 수 있는 곳에서 멈추기를
캄캄한 동굴 속에서 어둠을 없애는 것은
애써 빛을 취하는 일이다
두려움 속에서 느끼는 공포를 너무 깊이
탐닉하지 않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