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에서 사고로 아들을 잃은 H여인
H여인은 아들을 군에서 사고로 잃었다
장례식장에는 파릇한 슬픔이 가득했다
다 큰 아들을 가슴에 묻어야 하다니
몸을 가누기도 힘든 그녀는 혼절을 반복했다
사고 원인을 듣고 소스라치게 놀라고
먹먹함이 뼛속까지 전해졌다
세상에는 수많은 슬픔이 있다
자식을 손에서 놓아야 하는 슬픔만큼
더한 것이 있을까
슬픔이 너무 짙어 울어도 절규를 해도
풀리지 않는 슬픔이다
세상은 지금 그녀에게 너무 가혹하다
살아있어도 살아있다고 할 수 없는 고통이다
어디까지 고통이어야 할까?
어찌 다 큰 자식을 놓을 수 있으랴
슬픔을 깊숙이 간직한 사람들
문상하는 사람들 모두
자기 일처럼 아파하고 슬퍼했다
슬픔이 가슴에 차 더 이상 찰곳이 없을 때
흐르는 것이 눈물이다
슬픔 앞에서 모두가 하나가 되는 사람들,
눈물을 가지고 있어서 함께 할 수 있음을
슬픔이 밀려오고
불현듯 울분이 솟구치는 날이
얼마나 많아야 옅어질까
그녀는 시공간을 초월하는
마법을 쓰며 살아내야 할까?
그리움이 짙어지고 아들이 보고플 때
그녀가 너무 외롭지 않기를
삶은 원래,
세상에 외로움 아닌 것은 어디에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