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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은 엉덩이로 쓰는 거야

타고 난 작가는 없다

by 현월안



글은 엉덩이로 쓰는 것이라고

선배 작가가 얘기를 한다

능력이 미천한 범인들은

꾸준히 써야 한다는 말이다

사실,

천부적인 소질을 가지고

글을 쓰는 사람은 드물다

다들 시간과 씨름하며

쥐어짜고, 고치고, 꿰매는 일을 되풀이한다

정해진 인생 안에서

세상의 수많은 경험이 어렵고

새로운 분야를 공부하기란 쉽지 않다

하는 수없이

덜어내고 추가하고 맘에 들 때까지

펜을 붙들고 있어야 하는 운명인 것이다


커피 한잔을 앞에 두고

한적한 카페에 종일 앉아 있다 보면

아주 가끔

괜찮은 문장을 만날 때가 있다


엉덩이를 붙이고 노력한다는 것이

어디 글쓰기만 그러할까

모두가 생존하기 위해서

대체할 수 없는 것을

찾기 위해서 발버둥 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아서

가슴에 품고 부여잡고 있는 것이다


나침반이 없이

정해지지 않은 길을 걸을 때,

애초에 길이 없으니 어디든

갈 수 있는 의미도 될 테고,

정해지지 않았기에

엉덩이의 힘을 믿는 것이다

솔직하고 꾸준하게

그 길을 가는 것이 그리 나쁘진 않다


엉덩이를 붙이고 쓰다 보면

더 나아질 것 같고

세상을 살아낼 용기가 생긴다

산다는 것

모두가 그러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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