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와 여자

차가운 시선

by 현월안



도시의 불빛이 하나둘 꺼지면 나타나는 여인이 있다. 사람들의 발걸음이 점점 드물어지는 늦은 밤이면 그녀만의 소리가 있다. 어두운 골목길을 따라, 소리를 내며 길고양이들을 찾아 나서는 여인이다. 도시의 밤은 차갑고 쓸쓸하지만, 그녀만의 따뜻한 온기로 길고양이들을 살핀다.

길고양이의 먹이를 잔뜩 움켜쥐고 세상 행복해하는 여인이다.



길고양이들은 요즘 도시의 무심한 존재들이다. 사람들은 대부분 그들을 무시하거나 두려워한다. 더러는 그들을 골칫거리로 생각하고, 때론 심한 말과 행동으로 괴롭히기도 한다.

정확하게 반반으로 의견이 갈려있다.

하지만 그녀는 길고양이들을 돌보는데 역할을 한다.

그녀에게 길고양이들은 단순 길고양이가 아니다.

자기 몸을 돌보듯 자식을 돌보듯이, 사랑으로 자신과 함께 세상을 견뎌내는 듯했다.



그녀가 길고양이들을 돌보기 시작한 건 얼마 되지 않았다. 그녀가 과하게 고양이에게 사랑을 주는 것도 얼마 되지 않았다.

저녁 운동을 하며 늘 지나는 길에 그녀의 행동이 고스란히 눈에 들어왔다.

고양이들은 처음에 경계하는 눈빛이었지만 그녀가 가져온 음식과 사랑으로 조금씩 마음을 열었다. 그때부터 그녀의 야심한 밤은 시작되었다.



처음엔 사료 한 봉지, 따뜻한 물 한 그릇이 전부였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녀는 더 많은 고양이들을 찾아내 돌보게 되었다. 날이 갈수록 골목마다 그녀의 흔적이 남았다. 음식 그릇, 작은 담요, 그리고 고양이들이 쉬어갈 수 있는 곳을 만들어 놓았다. 사람들 눈에는 보이지 않게, 그녀만의 비밀스러운 장소를 만들어 돌보기 시작했다.



그녀는 밤의 적막 속에서 홀로 고양이들과 대화를 나눈다. 그들은 말은 하지 못하지만, 그녀의 손길과 눈빛으로 서로의 마음을 느낄 수 있는지, 동네 길고양이가 다 모여들었고 그 숫자가 어마어마하게 많아졌다.

밤마다 그녀는 자신이 하는 일이 단순한 동물 돌봄, 그 이상이고 넘치게 애정을 주고 있다. 고양이들도 그녀의 손길과 관심에 따라 치료가 되고 숫자가 늘어갔다



많은 사람들은 야심한 밤이면 잠자리에 들고, 내일을 준비한다. 그러나 그녀는 길고양이들을 위해 그 시간들을 쓴다. 누구도 주목하지 않는 작은 존재들을 위해 밤하늘의 별빛 아래, 묵묵히 사랑을 베푼다.

야심한 밤마다 길고양이를 돌보는 여자. 그녀는 오늘도 어두운 골목길을 걷는다.

보이지 않는 손길로, 그리고 조용한 마음으로. 그 길 끝에는 따뜻한 온기와 생명이 살아 숨 쉬고 있다. 도시의 밤은 여전히 차갑고 외로울지 몰라도, 그녀의 사랑 덕분에 작은 생명들은 희망을 잃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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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요즘 주변 사람들의 차가운 시선으로 민원이 발생하고 싸움이 일어난다.

어떤 이는 너무 과한 거 아니냐며 그녀에게 도전적으로 항의한다. 잦은 다툼이 일어나지만 그녀는 아랑곳하지 않고 더 씩씩하게 행동한다.

아마도

그녀의 돌봄 행동이 그리 길지 않을 것 같은 느낌이다. 주변 사람들이 아우성이고 다툼이 자주 일어나는 걸 보면 그런 생각이 든다.

요즘은 동물에 관한, 민원이 발생하면 동물 단체와 연결되어 보호한다. 개인이 많은 개체수를 가지고 고민할 때는, 동물 보호단체가 나서서 친절하게 해결해 준다.

그녀의 귀한 흔적은 누군가의 가슴에 남을 테고, 그녀가 애정한 손길은 빠르게 끝이 날 것 같은 예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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