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어른이고 싶었다

이젠 부드럽고 유연하면 그만이다

by 현월안



좋은 어른이 되고 싶었다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고, 책을 읽고...

나름 삶을 세상에 비추어 고민을 했다


학습된 비관이 습관적으로 낙심하고

세상의 진실에 마음이 베이면

부질없고 헛되다며

쉽고 단순하게 타협을 했다

호기심이 근심으로 바뀌고

동경이 실망으로 바뀌는 일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그럼에도

좋은 어른이 되길 포기하지 말자고

다짐했던 것은,

젊은 날

`세상을 향한 호기심 가득한 열정`

때문이었다

체념과 냉소로 가까워지는 마음을

끝까지 부여잡고 고민했던 시간들,

세상이 늘 궁금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금은

그 다짐을 잊고 산지 오래다

나를 배신하지 말아야지라고 했던 것들은

깨지고, 비틀어지고, 작아지고...

모양이 모두 변했다


지금은 어른 흉내를 내며 살고 있다

존재하지 않은 어른,

상상 속의 어른,

평범한 어른,

반쪽짜리 어른,

어른 흉내만 낸다


어른 흉내를 내면 언젠가는 어른이 될까?


불의, 논쟁, 타협...

이제는 멀리 내다 앉았다

다행히 불행하지 않다


다만,

감정을 너무 오래 보류하지 않고

누군가를 품어 줄 수 있는

부드럽고 유연한 마음이면 그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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