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말을 듣지 않게 되는 날이 온다
대중 음식점
한가운데 노인이 앉았다
등이 굽고, 손은 떨렸고
기침을 계속 콜록 인다
지병인지,
습관인지 모른다
한 젊은이가 할아버지
"밖에 나가서 좀 기침을 하시죠"
그 말은 칼날처럼 날카롭고
식당 안은 잠시 얼어붙었다
기침은 여전히 노인의 가슴속에서
쉴 새 없이 날개를 퍼덕였다
노인의 기침은
한평생 눌러 삼킨
표현의 메아리일지도 모른다
어쩌면,
아들 앞에서 꾹 참은 한숨
아내를 먼저 보낸 날 새벽의 오열
손주를 그리워하던 긴 밤의 침묵,
기침은 생리 현상이다,
생리 현상은 마음보다 먼저다
누구나 언젠가
몸이 말을 듣지 않게 되는 날이 온다
말보다 앞서 숨이 새고,
숨보다 앞서 고독이 흘러나오는 때,
예절은 때로 매몰차다
‘정상’이란 말은 비정상을 밀어낸다
식당은
한 끼를 먹는 곳이기도 하고
한 생을 조용히 마주 앉는 곳이기도 하다
기침을 참지 못한 노인과
화를 참지 못한 젊은이 사이
누가 옳았는가를 묻기 전에
얼마나 오래
다른 이의 약함에 귀 기울였는지를
묻는다
그날 이후 난,
누군가 기침할 때면
잠시 침묵을 한다
눈을 감고
소리가 말하지 못한 것을
귀 기울인다
언젠가
내 몸도 누군가의 식탁 앞에서
실수가 될 수 있으니까,
그땐 누군가가
내 기침을 삶의 한 구절처럼
조용히 들어주기를 바라며
오늘을 또 마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