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요즘 행복하냐고 묻는다면
글 쓰는 지인이 불쑥 "요즘 행복해요?"라고 묻는다. 나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대답을 못했다. 잠시 후 그 작가가 하는 말, 바로 대답이 안 나오면 지금 행복한 게 아니에요 한다. 가볍게 웃자고 묻는 말이지만 그 말속에는 많은 것이 들어있다.
"나는 지금 행복한가?"
철학적 물음이다.
사실, 사람은 삶의 매 순간 행복해지고 싶어서 무언가에 힘을 쏟는다. 더 나은 내일을 꿈꾸며, 누군가는 돈을 쫓고, 누군가는 끊임없이 자기 계발을 한다. 모든 욕망과 성공의 이면에 숨어 있는 것은 결국 행복이다.
행복이라는 말을 자주 하면서도 실제로는 멀게만 느껴지고 그 말은 다분히 추상적이다. 세상은 끊임없이 더 많은 것을 원하고 부추긴다. 더 큰 것, 좋은 것, 더 높이... 행복은 마치 소비할 수 있는 상품처럼 포장된다.
행복 조건에 돈을 빼놓을 순 없다.
기본적인 욕구에 돈이 기본이고, 그것이 해결되어야 자아실현으로 나아갈 수 있다. 그렇지만 일정 수준을 넘어선 부는 행복의 총량을 증가시키지 않는다. 오히려 비교하게 되고 불안하기까지 하다. 엄청나게 돈이 많다고 해서 행복한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욕망은 인간의 본질이다. 욕심을 가지지 않는다면 앞으로 나갈 수가 없다. 중요한 것은 욕망을 다스리는 방식이다. 욕망이 나를 이끄는가, 아니면 내가 욕망을 다스리는가의 물음.
'왜 살아야 하는지'를 아는 사람은 어떤 고통도 견딜 수 있다고 말한 철학자가 있었다. 행복은 목적이 아니라 목적을 향한 과정 속에 있기 때문에 그런 말을 했을 것이다.
행복의 여러 조건 중에 배움은 큰 의미를 차지한다. 어떤 배움이든 배움에서 오는 기쁨이 있다. 배움은 정신을 성장시키고, 나를 이해하게 하고, 정서를 윤택하게 한다. 앎을 통해서 나를 알고 잔잔한 행복을 주기 때문이다.
사람은 의미를 찾는 존재이고, 그 의미를 질문하게 하고, 공감하며 삶을 다채롭게 느끼고 싶어 하는 것에 배움은 만족을 준다. 행복은 내가 무엇을 성취하느냐도 중요하지만, '내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에서 또 다른 행복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배움은 때로 고통스럽지만, 그 고통 속에 성장과 만족이 크다. 뭔가를 배우면서 나를 알아가는 힘은 그 무엇보다 행복이기 때문이다.
행복은 지금 현재에서 느껴야 한다. 너무 자주 과거를 후회하고 미래를 걱정하면 지금을 놓친다.
행복은 완성된 상태가 아니라, 끊임없이 생겨나고 사라지는 흐름 속에 있다. 마치 강물처럼 흘러가는 삶 속에서, 가끔 그 흐름에 자신을 맡기어, 잠시라도 고요한 마음을 마주할 수 있다면 그것이 진정한 행복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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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성공, 배움, 관계, 사랑... 모두 행복의 조건이 될 수 있다. 그것들이 나에게 어떤 의미를 갖는지를 모른다면, 그것을 쫓으면서도 허무만을 남게 될 것이다.
행복은 어떤 것으로도 정해진 것이 없다.
계속해서 던져야 할 질문이고 물음이다.
"나는 지금 행복한가?"라는 질문에
매일 다른 답을 하게 되더라도, 의식을 가지고 그 질문을 멈추지 않는다면 아마도 행복에 가까워지고 있을지도 모른다. '행복하세요?' 물음은 다분히 복합적이고 삶과 진하게 얽혀 있어서 한마디로 답하기 쉽지 않다. 행복하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