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은 하찮은 잎사귀
수많은 작품이 대부분 사라지는 것들
창작은 가장 하찮은 잎사귀라고
말한 유명 작가가 있었다
세상에 나오는 수많은 창작은
대부분 작고
보잘것없는 것들 투성이
내일이면 버려지고
무참히 사장되기에 그렇다
도무지
싹이 돋지 않을 것 같은
민둥가지를 뚫고
시가 되고 산문이 된다
그것이
눈감으면 모두가 사정없이
버려지는 것들 뿐인데
헛되고, 헛된 힘을 쓴다
세상에는 빛이 없어도
존재하는 것들 투성이
언젠가 내 품에서 날아간
잎사귀가 손바닥 위에
살포시 내려앉은 느낌이 들 때
또다시
사력을 다해 온기를 불어넣어
깎아내고 다듬어서 형상을
만들어 간다
얼마 전 고향집을 둘러보고
나의 온기를
영영 잃어버린 것 같았는데
손바닥 위에 내려앉은
잎사귀가 날아와
글이 되어
또 하나의 집으로
새롭게 돌아올 수 있구나 싶다
오래전, 잎사귀들이 오늘
내 가슴을 덮을 수 있다니
창작이 되어
형상을 만들어 가는 것은
생각이 그곳에 있는 것,
늘 그곳을 서성인다는 것,
잎사귀는
언제든 꺼낼 수 있다는 것,
하찮은 잎사귀면 어떤가
그것이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