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면 한 그릇의 철학

뜨거움과 차가움의 조화

by 현월안



사람은 늘 균형을 찾는다
고단함과 회복, 욕망과 절제 사이에서
흔들리며 살아간다

여름날 한 그릇의 냉면은
균형의 비유다


여름의 뜨거운 질문,

태양은 끝없이 불타오르며 압박하고,

숨결조차 무거워지는 계절에

본능적으로 서늘함을 찾는다


여름은 묻는다
너의 열기는 어디에 두고 싶은가

냉면,
차가운 그릇 속에서 맑게 깔린 육수는
세상의 소란을 잠시 잊게 해 준다
차가운 면발은 입안에서

끊임없이 이어지는 삶의 길과 같아
끊어지려 해도 또 이어지고,
휘어져도 다시 제자리를 찾는다

그 한 그릇을 마주하는 순간,

단지 배를 채우는 것이 아닌
시간을 마시는 것이다
더위에 지쳐 움츠러든 하루가
맑고 서늘한 바람으로 다시 일어선다


냉면 한 그릇은

여름이라는 계절과 맺는 화해의 약속,

뜨거움과 차가움,

부족과 만족 사이를 오가는

삶의 균형을 찾는 일이다


덧없음 속에서 발견하는 만족,
뜨거운 삶 속에서 잠시 머무는
서늘한 사유의 자리다


삶이란

무더위 같은 고통 속에서도
차가운 냉면 같은 순간을

기다리며 살아가는 존재다

차가움과 뜨거움,

분리와 또 합이 공존한다는 사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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