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관을 둘러보며
어느 날, 발걸음을 멈추고
낯선 풍경 앞에 서면
비로소 내가 잊고 살던 내면의 목소리가
조용히 되살아난다
미술관 앞에 가면
세상과 경계가 느슨해지는 경험들,
그림 속의 색과 선, 그리고 침묵은
여유를 너머
잔잔한 사유로 나를 이끈다
끊임없이 목적을 좇으며 살지만,
예술은 목적 없는 여유를 허락한다
그 속에서
지금이라는 순간을
있는 그대로 마주하게 된다
붓끝에서 흘러내린 색은
단순한 물감이 아닌
누군가의 삶이자 고백이고,
내 안의 기억과 닿아
또 다른 이야기를 시작한다
바쁜 날들을 뒤로하고
무뎌진 감각이 깨어날 때,
색채의 선율은
말로는 전하지 못한 위로를 건네고
가슴속 빈 공간을 은은히 채운다
예술은
타인의 세계로 이끄는 창이고,
스스로를 다시 알게 하는 거울이다
그 앞에서 잠시 머무는 순간
사는 일과 살아 있음을
알게 된다
한 점의 그림에
작가의 사유와
세상의 질문이 스며 있다
귀를 기울이는 순간,
무엇을 위해 사는가,
내 삶의 무게는 어디에서 오는가
한 폭의 그림 앞에서,
색채 한 조각에서
삶의 고단함은 잠시 투명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