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하 '단 한 번의 삶'을 읽고

삶은 그 누구도 대신 살아줄 수 없는 불안전한 선물

by 현월안


태어난 일은
내가 선택하지 않은 것이다
숨 쉬는 법도, 울음의 의미도 모른 채
이 세상에 밀려왔다


삶은 설명서 없이 주어진,
불완전하고 예측 불가한 기계 같다
버튼을 누르면 불이 켜지기도 하고,
같은 버튼이 어떤 날엔
아무 반응도 하지 않는다


그 무질서 속에서
무수한 질문을 배웠다
왜 내가 되었는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


어머니의 빈소에서,
아버지의 침묵에서,
누군가의 따뜻한 손길과
차갑게 닫힌 문 앞에서
좀 더 성숙한 나를 찾는다


삶은 공평하지 않다
누군가는 빛 속에서 시작하고
누군가는 어둠 속에서 태어난다
하지만 삶은 공평하지 않기에
서로를 바라보며 배운다


시간은 오직 한 방향으로만 흐르고
그것이 불안하게 하지만,
바로 그 불안 때문에
살아 있음을 느낀다


'단 한 번뿐인 생'

어제의 실패와 오늘의 망설임

그리고 내일의 희망을

하나의 실로 엮어간다


삶은 완성된 조각상이 아니라
부서지고 이어 붙인 파편들의 총합이다
그 파편 속에서
나만의 빛을 발견한다


그러므로 책임을 가진다
주어진 '단 한 번의 삶'
그 누구도 대신 살아줄 수 없는
불완전한 선물에 대하여,


이제 묻는다
그리고 답한다

나는 어떻게 내가 되었는가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그리고 아주 조용히 다짐한다

'단 한 번의 삶을'
끝까지 나답게 살아내리라고.